사당5동성당 게시판

읽고 나면 기분 나쁠지도 모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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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진 [weirdo] 쪽지 캡슐

1999-12-31 ㅣ No.437

안녕하세요.

 우리 나라 어떤 마을에서는 아직도 용이 우물에서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어차피 나오지는 않을 것이지만 꾸준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해는 이미 져서 어두워졌고 온 길보다 갈 길이 더 많이 남은 이 시점에서 1000번을 넘기기는 아직도 까마득해 보이지만, 용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계속해나간다면 1000번을 넘기는 그 기쁜 시간은 올것입니다.

 

 요즘 우리 성당에는 못 보던 많은 얼굴들이 많이 보이지요?

 LG아파트, 삼호 아파트 등 여러 곳에서 오신 분들이 우리 성당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마치 제 2의 중흥기(?)를 맞는 기분이 들기까지 합니다.

 이 분들이 성당에 오시면서 우리 성당의 많은ㅡ아직도 많이 미숙한, 완성되지 않은 모습들을 보시게 될 겁니다.

 아직 공사중인 성전, 미사 시작 직전까지 2층서 웃고 떠드는 청년 성가대, 가뜩이나 적은 숫자로 통제마저 되지 않는 중 고등부 주일학교, 매번 똑같은 청년회, 별 일 하지도 않으면서 왔다갔다 하며 신앙 속에 하나 되지 않는 청년들, 다른 미사 시간에 늘어만 가는 청년 숫자....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책임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우리 모습은 이거다.’ ’우리 속에 들어 오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라’ 라는 자세로 있을 수는 없습니다.

 외부만 깨끗하고 뻔지르르하게 단장한 후 속은 비어 있다면 아기 예수님이 없는 구유같이 되겠지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주면서도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하나되는 청년들의, 우리들의 모습이 그 어느때보다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노래 부르고, 전례하고, 레지오 회합 하는 단체들이 성당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기 발로 찾아 오는 열성을 가진 새로운 분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장담합니다. 게시판에 포스터 한 장 붙여 놓고 ’우리는 홍보 할 만큼 했으니까 나머지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청년들의 잘못이다’라는 자세를 버려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층서 기도하며 미사를 준비하는 신자 생각을 해서 교리실서 노래 연습을 하는 작은 실천들부터 시작해서 적극적인 홍보와 청년을 유치하려는 몸부림(?)이 있을 때,  한 가족이라는 그 느낌을 우리 모두 나눌 수 있지 않을까요?

 어느 누구가 먼저 나서서 하기를 기다리기 보다. 내가 먼저 남들을 위해, 그 무엇보다도 주님을 위해, 그 분의 사랑에 감사하며 내가 남들 앞에 설 때 우리 성당은 그 겉모습만큼이나 내용에 있어서도 차츰 완성되어 나가는 모습을 주님 앞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글에 특정 단체들을 거명했다고 해서 그 단체들을 싫어하거나 폄하하려는 것이 아님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신앙 안에서 하나되어 그 분 보시에게 좋은 예사랑터- 나아가 사당 5동을 만들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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