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성가잔치의 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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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호 [IQEQ] 쪽지 캡슐

2000-10-10 ㅣ No.838

안녕하세요? 참으로 오랜만에 제가 글을 올리게 되는군요.

지난 9월 중순즘이었을까요?

성가잔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해 드리겠습니다.

엄마가 저에게’성가대에서 성가잔치 하는데 바이올린을 니가 좀 할래?’하고 물으셨습니다.

"곡이 뭔데요?"

"돌이 되리라랑 태양의 찬가. 태양의 찬가가 뭔지 아니?"

전혀 듣지도 못한 거였는데 합창단에서 ’오 감미로워라’라는 제목으로 부르고 있던 노래라서 금방 알게 되었습니다.

"그정도야 식은죽먹기죠."

그렇게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끽끽 소리가 다 나는거에요. 엄마가 제일 싫어하시는 소리였는데. 당연히 이렇게 물어 보셨답니다.

"이런 소리 왜 나니?"

저는 그 원인 몇가지를 말씀 드렸습니다.

첫째. 줄 때문이었어요. 제가 줄 바꾸라 바꾸라 생각을 했건만 창피 한 것이 제가 바이올린을 한 이래 1/2악기도 풀 사이즈로 바꿔야 하는 것 바꾸지도 않고 줄을 오랫동안 1번도 안 갈아 주어서 당연히 그랬습니다.

둘째. 활이 위, 아래로 움직이기 때문. 그렇게 해 봤는데 삑삑 소리가 나더군요.

셋째. 손의 힘입니다. 힘을 꽉 주지 않고 잡으면 그런 소리가 납니다.

넷째. 내가 알고 있는 노래와 다릅니다. 내가 알고 있는 노래는 1절에서 2절로 넘어가는 데서 조가 바뀌지 않고 그대로 라장조로 가는데, 성가대에서 하는 노래는 조가 바뀌어서 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것들을 고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만 악기가 작은 탓인지 잘 안되었습니다.

저에게 목요일이 찾아 왔습니다.

바이올린 선생님께서 악기를 하나 사다 주셔서 드디어 풀 사이즈 악기를 가지고 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 이제 다음주 화요일에 가서 한 번 레슨 받고 와."

여기서 또 일이 생겼습니다.

현장학습 갔다 와서 친구랑 놀다가 그만 깜박 잊고 3시 15분에 집을 나온 것이지요.

다행이 선생님을 만나서 악보만 보여드리고 줄은 다행이 갈았습니다.

엄마가 다음에 꼭 가고 그 때 레슨 받으라고 했습니다.

다행이 레슨을 받아서 그 시간에 활을 쓰는 법을 배웠습니다. 2분음표에서는 활을 다 쓰고, 4분음표에서는 반을 쓰고 하는 것입니다.

그 때부터 연습을 무진장 많이 했습니다.

드디어 맞춰보는 날. 연정이 선생님이 바이올린을 한 번 해 보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다 끝나니까 선생님이 잘 했다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곧 이어 5시가 되자 성가대 애들이 모였는데 25명 중 11명밖에 오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전주, 후주 부분을 정해주시고 그 때만 제가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연습은 아주 잘 끝났습니다.

2, 3차로 맞춰 보고 10/7일에 리허설을 하는 날이 왔습니다.

성당에 도착해 보니까 애들이 벌써 수사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반주자랑 저는 그냥 옷을 입었습니다.

"짝 짝 짝!"

무대에 나가니까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자기가 듬성듬성 비어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바이올린 소리가 성당에 퍼지고 노래까지 퍼졌습니다.

그렇게 잘 한건 아니지만, 아주 잘 했습니다.

또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오--------"

허밍 부분이 끝났는데, 갑자기 제 귀가 찢어질 것 같더군요.

오른쪽에서 웬 드럼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던 것이지요.

소화데레사 실 안에서 할 때는 제 귀가 찢어지는 줄 알았더니, 이번에는 노래소리가 안들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 거, 홧김에 내가 부르자.’

이런 생각이 나서 저도 같이 불렀습니다

목소리가 좀 들리긴 했습니다.

다음날 9시 미사에서도 했는데, 그 때도 드럼이 와서 저도 같이 불렀습니다.

애들 반응은 두가지였습니다

첫째. ’바이올린 잘 한다!’

둘째. ’바이올린 소리 하나도 안들렸어.’

이렇게 리허설을 마치고 봉고차를 타고 문화관으로 갔습니다.

벌써 많은 본당이 와서 줄 서는 리허설을 하고 있더군요.

우리도 잠깐 하고 자리에 않아 시작을 기다리는데 앰프가 말을 안들어서 삑삑 소리가 시끄럽게 났습니다.

1부가 끝나고 이제 휴식까지 끝났습니다.

우리가 입장 할 차례.

입장을 하니까 제일 먼저 하청이 선생님이랑 다른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오바하신다더니...^.^)

"와아아아아아아아!"

노래가 시작 되었는데, 우리 자리만 보면 맨날 웃음이 나올락 말락 해서 얼른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돌이 되리라에서는 여전히 드럼이 나왔습니다.

’오늘은 내가 좀 크게 불러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노래를 크게 불렀습니다.(들렸는지 안 들렸는지는 모르겠군요-.-)

우리 성당 차례가 끝나고 바로 일이 있어서 나갔습니다.

그 일이 끝나고 연정이 선생님께 전화를 해 보니까 만다리에 있다고 하시더군요.

일이 있어서 좀 늦게 거기로가서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거기는 수녀님, 연정이 선생님, 자모아줌마들 몇명 빼고 선생님들은 다른데서 저녁을 드셨다는군요. 그게 좀 아쉽습니다.

같이 먹었으면 더 좋았을텐데.T.T

성가 잔치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아직 결과는 모르지만, 아마 좋은 결과 나오리라 믿습니다.

열심이 노래 해주고, 연습 열심히 해준 성가대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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