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대림절 시작에..

인쇄

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5-11-29 ㅣ No.487

 

1998년 여름 파리 세계 청소년 대회 때 어떤 신문 기자가 한 젊은이에게 "당신은 왜 파리에 갑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질문에 젊은이가 "교황님을 만나러 갑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기자는 "당신의 교황은 저렇게 늙고 지치고 자기 몸 하나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매력 없는 사람인데 무엇 때문에 그를 만나러 갑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젊은이는 "바로 그것 때문에 갑니다. 교회와 우리를 위해서 자기 목숨을 내놓은 착한 목자를 만나기 위해서 파리에 갑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생활성서 2005년 11월 호 <소금항아리>에서)

여기서 교황님은 얼마 전에 하느님 곁으로 가신 요한 바오로 2세를 지칭합니다. 우리가 다 알다시피 그분은 돌아가시기 전 몇 년동안은 정말 안타까울 정도로 늙고 병든 모습으로 힘겹게 생활하셨습니다. 주위에서 은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그분은 단호히 거절하고, 하느님과 교회를 위해 뇌쇠와 병고 속에서도 당신의 직무를 끝까지 수행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본 받아 착한 목자의 모습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대림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신 사건을 기억하고 그분의 다시 오심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인간의 구원하시려는 데에 있습니다. 어둠과 죄의 질곡 속에서 헤매는 인간을 하느님 꼍으로 데려가시려고 그분 스스로 어둠 속으로 들어오신 것입니다. 그분은 인간의 구원을 위해 스스로 인간이 되시어 인간으로서 겪어야 하는 갖가지 노고와 고통, 비난과 멸시는 물론 죽음의 앞에서 나약함까지 있는 그대로 겪으신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을 착한 목자라고 합니다.

대림절의 의미는 이런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이 우리 마음 안에 주인이 되실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드리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의 발목을 잡는 근심 걱정,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 욕심과 미움, 우리의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하는 죄와 허물, 그 모든 것을 착한 목자의 손에 맡겨드리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바로 그분을 우리 마음 안에 모시는 길입니다. 2천 년 전에 베틀레헴 마굿간에 오셨던 그 예수님께서 우리 마음에 임하셔서, 마굿간 같이 어둡고 더러운 우리 마음이 환하고 깨끗하게 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는 대림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손희송 신부)



13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