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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교황 선출 기원 미사 주한 교황 대사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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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3-07 ㅣ No.65

주교회의 2013년 춘계 정기총회
교황 선출 기원 미사
주한 교황 대사 강론
(2013년 3월 6일)



저는 이 거룩한 미사에서 주례자이신 존경하는 강우일 주교님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의 회원 주교님들과 사제와 수도자와 평신도들과 영적으로 함께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고, 베드로 좌를 위하여 기도하고,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우리는 지금 신앙의 해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에서 베드로 성인의 믿음을 견고하게 하여 주신 것처럼 우리의 신앙이 굳건한지 물어볼 좋은 때입니다. “내 양들을 돌보아라”(요한 21,17).

최근에 예기치 못한 역사적 전개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베드로 사도와 그의 합법적 후계자들 위에 세워진 교회를 당신의 섭리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활동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구세주께서 분명하게 밝히신 원의대로, 교황은 그 위에 교회 친교라는 영적 건물이 세워지는 “반석”이 됩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마태 16,18). 교회 안에서 교황의 필수불가결한 역할에 초점을 맞추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이 말씀에서 출발하여야 합니다. 때로는 인간의 나약함이 드러나는 상황에서도 교황의 선택을 이끄시는 분은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영의 힘으로 교회를 이끄시며, 당신의 지상 대리자이며 “종들의 종”인 교황에게 교회를 맡기십니다. 우리 교회의 역사는 교황님들께서 인간적인 나약함 속에서도 그들의 사명을 완수하여 왔음을 보여 줍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베드로 사명은 이러한 믿음과 사랑과 열정의 역사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베네딕토 16세 교황 요제프 라칭거를 그렇게 기억합니다. 우리는 그분의 탁월한 가르침을 기억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분의 교회에 대한 사랑과 봉사를 기억합니다. 저는 그분과 여러 번 대화를 나누어 보았기에 그분에 대한 기억이 각별합니다. 그분께서는 한국인들과 한국 교회에 대하여 친밀함과 가까움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한국인들의 정신적 물질적 행복을 위하여 기도하시고 그러한 염원을 표명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분의 헌신적인 지도력과 우리 교회를 위한 희생에 감사를 드립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망설임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교황직을 수락하셨지만 당신의 직무에 온전히 헌신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교황직이라는 무거운 짐을 겸손하게 받아들이셨습니다. “저는 주님께서 부족한 도구라도 어찌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고 계신다는 사실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저 자신을 여러분의 기도에 맡깁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기뻐하며 주님의 영원한 도우심을 믿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때에 주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어머니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께서 우리 곁에서 함께하실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가톨릭 공동체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임을 믿음과 커다란 존경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교황님의 커다란 용기와 정신적인 자유와 당신 직무에 대한 깊은 책임감을 믿음과 커다란 존경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제 교회는 다락방에서 기다리던 사도들처럼 기도와 참회를 하며 기다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곧 로마에서 추기경들의 콘클라베가 소집되어 베네딕토 16세의 후계자를 뽑을 것입니다. 추기경들은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령 「주님의 양떼」(Universi Dominici Gregis) 제27조에 나온 규정을 따를 것입니다.

사도좌 공석 기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교황궁무처장은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입니다. 사도좌 공석 기간에 교회의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서 그분은 수석 추기경인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 추기경단 사무처장, 교황전례원장의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특별히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새 교황을 뽑으려고 다시 모이는 115명의 추기경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우리는 성령께서 그분들을 이끄시고 그분들에게 지혜를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2005년 당시 라칭거 추기경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 추기경 선거인단의 마음을 울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결정을 위한) 또 다른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아드님, 참인간이신 분입니다. 그분은 참인간의 척도이십니다. 유행의 물결을 따르고 최신의 것을 따르는 것은 ‘성숙한’ 신앙이 아닙니다. 성숙하고 원숙한 신앙은 그리스도와의 우정에 깊이 뿌리 내린 것입니다. 이 우정은 모든 선한 것에 우리 자신을 열도록 해 주고 참된 것과 헛된 것, 거짓과 진실을 식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 줍니다.

우리는 이 성숙한 신앙 안에서 원숙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양 떼를 이러한 신앙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신앙, 이 유일한 신앙은 일치를 이루고 사랑으로 실천됩니다.

바오로 성인은, 우리가 물결에 휩쓸린 어린이처럼 위아래로 끊임없이 흔들리는 이들들과는 반대로, 사랑으로 진리를 실천하게 해 주는 그리스도인 실존의 근본적인 생활 양식이 되는 아름다운 구절을 우리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그만큼 우리의 삶에 진리와 사랑이 녹아들게 될 것입니다. 진리가 없는 사랑은 맹목적인 것이 되고, 사랑이 없는 진리는 ‘소란한 꽹과리’(1코린 13,1)와 같을 것입니다.”

교황은 서거하거나 사임할 수 있지만 교황직과 베드로 좌는 세상 끝 날까지 존재할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콘클라베는 그 고유한 영적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콘클라베는 추기경들의 인간적 협력을 통하여 성령께서 교황직 계승의 지속성을 보장해 주신다는 확증입니다. 그리고 그 어떤 인간의 힘으로도 그것을 끊어버릴 수 없습니다. 라칭거 추기경께서는 2005년 콘클라베를 시작할 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미래 세계에, 앞으로 100년 쯤 지난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합니다. 교회는 세상 끝 날까지 존재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교황을 교회의 굳건한 토대로 삼으셨습니다.”

콘클라베가 소집될 때마다 그리스도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하신 약속의 진리가 재확인됩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사랑과 보호로 우리를 보살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아멘.


주한 교황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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