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라마단 파재절 경축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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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3-11-25 ㅣ No.1552

 

 

   라마단 파재절 경축 메시지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대신하여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마이클 피츠제랄드 대주교님께서

    이슬람교 신자들에게 라마단 파재절(Id al-Fitr) 경축 메시지를 보내셨습니다.

    아래 내용은 그 번역문 전문입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1424/2003년 라마단 파재절 경축 메시지

 

 

 

현대의 평화 건설

 

 

    

 

 

   사랑하는 모슬렘 친구 여러분,

 

1. 다시 돌아온 라마단 금식월을 맞아 여러분에게 인사를 드리고 행복을 기원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 특별한 달에 가족과 친구들은 해가 지면 단식을 끝내고 함께 모여 즐거운 분위기에서 만찬(이프타르)을 합니다. 흔히 다른 종교의 사람들도 이 즐거운 연회에 참여하도록 초대되는데, 그리스도인들 사이에도 그들의 모슬렘 친구들을 위하여 만찬을 준비하는 관습이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정의 징표는 세계적으로 긴장과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이 때에 특히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저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이러한 우정의 정신으로, 특별히 라마단 금식월을 끝내는 축제인 파재절을 맞아 전세계의 모든 모슬렘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2. 해마다 보내는 이 메시지로 관례가 되어 왔듯이, 올해에도 저는 여러분과 몇 가지 생각을 나누고 싶으며, 평화 건설의 필요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교황 요한 23세께서 40년 전인 1963년에 선의의 모든 사람에게 보내신 회칙을 제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라는 이 회칙에서 평화는 진리, 정의, 사랑, 자유라는 네 개의 기둥 위에 세워지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민족들간에 그리고 국가들간에 우호적이고 조화로운 관계가 형성되려면 이 네 가지 가치가 모두 존재하여야 합니다.

 

3. 진리는 첫 번째 기둥입니다. 진리는, 인간이 자기 자신의 주인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창조주이시며 절대 진리이신 하느님의 뜻을 완수하도록 부름받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 관계에서, 진리는 평화에 이르게 하는 상호 신뢰와 결실 있는 대화의 필수 요건인 진실성을 내포합니다. 또한 진리는 모든 인간에게 자신의 권리를 인정하되 다른 사람에 대한 의무도 인정하게 합니다.

 

4. 그렇지만 평화는 모든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존중하는 정의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개인과 사회, 국제 관계에 정의가 없다면 우리가 사는 오늘날의 세계는 엄청난 불안과 폭력에 휩싸일 것입니다.

 

5. 그렇지만 정의에는 사랑이 녹아들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모두 한 인류 가족임을 인정하고 따라서 우리의 이웃들을 형제자매로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은 슬픔과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을 줍니다. 사랑은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게 해 주며, 그럼으로써 자기가 가진 것, 곧 물질적 재화뿐만 아니라 정신적 영적인 가치들까지도 다른 사람들과 나누게 합니다. 사랑은 또한 약자를 고려하기 때문에 용서할 줄 알게 합니다. 분쟁이 터졌을 때 이러한 용서는 평화 회복에 필수적입니다. 용서는 회복된 관계 안에서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 때문입니다.

 

6. 이 모든 것은 인간의 근본 특성인 자유를 전제로 합니다. 자유는 사람들에게 이성에 따라 행동하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각자는 하느님 앞에서 사회에 이바지할 책임이 있습니다.

 

7. 이 네 개의 기둥에 저는 다섯 번째 기둥을 더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곧 기도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약한 존재라는 것을 알며, 그러한 네 가지 이상에 따라 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도움이 필요하며, 겸손하게 그것을 청하여야 합니다. 여기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평화는 하느님의 선물이며 하느님께 근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과 이루는 깊고 친밀한 관계 안에서만 평화를 찾고 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질서와 정의와 자유의 평화를 이루려면 기도에 대한 우선적인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기도는 참 평화의 근원이신 하느님께 마음을 열고 귀 기울이며, 하느님과 대화하고 마침내 그분과 일치되는 것입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세계 종교 대표자들에게 하신 연설, 아시시, 2002년 1월 24일)

 

교황님께서는 계속해서 기도란 현실 도피가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반대로,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오는 힘으로 현실과 맞서 싸우도록 해 줍니다.

 

8. 라마단월은 금식 기간일 뿐만 아니라 열렬한 기도의 기간이기도 합니다. 저는 모슬렘 친구 여러분에게, 여러분이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께 기도 드릴 때 우리도 여러분과 하나로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확신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 모두와 여러분 가정의 모든 사람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무력 충돌로 고통받아 왔거나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복이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좋으신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평화의 참된 건설자가 될 힘을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

 

복된 축제일에 행복을 기원하며,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마이클 피츠제랄드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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