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아이] 학교 앞에서 에쵸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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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iloss] 쪽지 캡슐

1999-09-29 ㅣ No.1050

오늘아침..

 

채플에 늦었다고 신경질을 내면서 후문 앞 육교를 건너다가

 

한 떼의 사람들이 무언가를 촬영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희 학교 근처에선 워낙 자주 있는 일이라 연예인인가보다..하고 지나 치려는데...!!!

 

에쵸티의 이재원이더군요..이런이런..울랄라~!

 

내 생전에 에쵸티 멤버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다니..

 

근데 이 나이에 그 자리에서 흥분하기도 뭐 팔리고 해서 몇 번이나 뒤돌아 보면서

 

그냥 지나쳤지요^^;;;

 

지나가는 사람은 많았는데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구요.

 

학교에 들어오고 보니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팔림을 무릅쓰고라도 가서

 

싸인이나 한장 받아 올걸. 사람도 많이 없었는데..

 

(그거 팔면 쏠쏠할텐데--;;)

 

한 동안 흥분해서 동생한테 문자를 보내고, 또 뒷북치고 아쉬워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흐뭇해 하다가 문득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전에 올라온 씨랜드 희생자 유가족의 시가 떠올랐어요.

 

이번 에쵸티 타이틀 곡이 '아이야'랍니다.

 

제 대화명이라서 아주 좋아했었는데 알고보니 씨랜드 희생자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처음 그 얘기를 알고 씁쓸한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바치는 노래...과연?

 

오히려 그 아픈 상처까지 그렇게 마음대로 팔아 먹어도 되는가하는 의문과 함께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잇달아 이번 타이완 지진도 떠오르더군요.

 

타이완 지진과 동시에 우리나라 언론에 떠오른 얘기는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 상승과

 

주가 상승이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그렇지만 언론에서 그렇게 반기는 기색을

 

내다니..남의 나라 일인데 우리가 숨죽이고 있을 게 뭔가..그런 것일까요?

 

세상이 좁아졌다고 합니다. 지구촌이라는 말은 벌써 80년대 얘기죠. 교양 과목에

 

글로벌리제이션이라는 과목이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마음만은 더 멀어진 듯한 생각이 듭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소말리아 난민은 기억도 하지 않죠..하물며 내 이웃의 한 가정이

 

굶다 못해 집단 자살을 기도하는 것도 모르고 있죠..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도 제 옆자리에 앉는 친구보다는 매일 TV에서 보는

 

연예인이 더 가깝게 느껴졌으니까요.(흑..에쵸티가 몬지T.T;;;)

 

오늘부터 다시 작은 노력을 해 보려고 합니다. 내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더 돌아 보려구요.

 

에쵸티보다 더 반갑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 보려구요.

 

그 사람들에게 작은 웃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옆의 잘 생기지도, 유명하지도 않은 그 사람이 바로 예수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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