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RE:1479]자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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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0-03-29 ㅣ No.1483

 

 

실연한 까투리가 있었답니다.

까투리는 잔솔밭에 누워서 앓았습니다.

떠나간 장끼를 향해 저주를 하다가 그리워하다가 날밤을 새우곤 했습니다.

오랜만에 까투리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마른 목을 축이고자 옹달샘 가로 나왔습니다.

까투리는 물을 먹다 말고 물끄러미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았습니다.

퀭한 눈, 마른 버즘 핀 부리하며 축 쳐진 날개…, 까투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무슨 짓이야? 남의 잘못은 탓하면서도 내가 나한테 저지르는 잘못은 모르고 있다니. 남을 사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은 일이다."

까투리는 푸른 창공을 향해 소리지르며 날아올랐습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은 먼저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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