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주님 승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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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05-12 ㅣ No.882

주님 승천 대축일(가해. 2002. 5. 12)

                                                제1독서 : 사도 1, 1 ∼ 11

                                                제2독서 : 에페 1, 17 ∼ 23

                                                복   음 : 마태 28, 16 ∼ 20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지난 한 주간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어서 자녀들을 위해 부모로써, 부모님을 위해 자녀로써 노력하고 희생하였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있는 부모님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저도 한 송이 받았습니다.  가정 방문하던 가운데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어린 친구에게서 직접 만든 카네이션을 받았습니다.  감격적이었습니다.

  어느 날 한 교인이 아타르라는 수피를 찾아가 "당신은 신으로부터 어떤 특별한 은혜를 입으셨다고 생각합니까?"하고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수피 아타르는 약간 엉뚱하게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 내가 오늘 저녁까지는 살아 있겠구나 하는 걸 느낀답니다."라고 답변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답변을 들은 교인은 "그야 누구나 다 아는 얘기가 아닙니까?"라고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습니다.  "물론 누구나 다 알고 있지요.  하지만 누구나 다 느끼고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하고 답을 하였다고 합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지상 생애를 마감하시고 하늘에 오르셔서 만민의 주님이 되셨음을 선포하는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승천은 부활이라는 말과 크게 일치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해선 승천을 통해서 우리에게 다시 찾아오셔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하늘만 쳐다보고 있던 제자들에게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너희는 여기에 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느냐?  너희 곁을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시던 그 모양으로 다시 오실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승천하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영광에 함께 참여하시면서 동시에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 아래 굴복시키셨으며 그분을 교회의 머리로 삼으셔서 모든 것을 지배하게 하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만물을 완성하시는 분의 계획이 그 안에서 완전히 이루어집니다."라고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세상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오셨고 수난과 죽음을 당하셨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셨듯이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세상에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교회는 바로 하느님을 믿는 이들의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면서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하셨습니다.  승천하셨다고 해서 사라져버리시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을 넘어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는 우리는 얼마만큼 하느님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어쩌면 우리의 하느님은 우리가 힘들고, 어렵고, 괴롭고, 하소연 할 때만 필요한 그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만 하느님은 어디계시냐고 울고불고 찾는 분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기쁠 때나 행복하거나 모든 것을 갖추었을 때는 하느님이 계시던 안 계시던 상관없는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아니 우리에게 희생을 요구하며,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귀찮은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주님의 승천이 우리에게 더 큰 믿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던 유다인들처럼 아마 지금 이 자리에 우리 옆에 계셔도 우리는 보지 못하고 그 분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것입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이 시간 우리는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으며, 교회를 이루는 우리는 현대인의 구체적 상황,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구원을 보여주는 성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우리를 통해 다른 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도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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