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관련 자료실

콘클라베: 전통적 규범, 현대적 변형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3-06 ㅣ No.64

콘클라베: 전통적 규범, 현대적 변형

<2013년 3월 5일, AP뉴스 발췌, 콘클라베 규정 참고하여 정리>



새 교황을 선출하는 봉쇄 회합은 두 개의 선언문으로 시작되고 종료된다.

“Extra omnes” 외부인 전원 퇴장: 시스티나 성당에 콘클라베 투표를 위해 모인 선거인 추기경을 제외한 모든 이를 퇴장시키는 선언이다.

“Accepto” 수락합니다: 선거인원의 3분의 2 이상 득표로 선출된 추기경이 증인(의전담당 사제) 2명 앞에서 교황 선출에 동의하는 선언이다.



(왼쪽) 교황전례원장 피에로 마리니 대주교(2005년 당시)가 “외부인 전원 퇴장”을 선언하며 시스티나 성당 문을 닫고 있다. (오른쪽) 투표지를 소각해서 연기를 피우는 데 사용하는 시스티나 성당의 화로. [사진 출처: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2005년 4월 18일자]


누가 안에 남나

1970년 교황 바오로 6세가 개정한 법규에 의거, 교황좌(사도좌) 공석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들이 선거권을 얻는다. 교황 선출은 추기경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이기에, 모든 선거인 추기경들은 콘클라베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교회의 왕자들(prince: 추기경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117명 중 2명은 불참을 선언했다.

누설 금지

선거인 추기경들은 한 사람씩 복음서에 손을 얹고 콘클라베의 엄격하고 구체적인 규정을 지킬 것을 선서한다. 여기에는 콘클라베 중에 일어난 일은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약도 포함된다. (서약 위반시 자동 처벌의 파문 제재)

트윗 금지, 기록 금지

추기경들이 바티칸에 있는 성녀 마르타의 집(Santa Marta residence)에 유폐되어 있는 동안, 바티칸은 성령 외에는 아무도 빨간 모자 쓴 고위성직자(추기경의 모자 색에 빗댄 말)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조치한다. 이곳에는 TV, 라디오, 신문, 휴대전화, 유선전화 일체가 반입되지 않는다. 숙소로 통하는 길도 봉쇄된다. 아무런 자료나 정보도 반입 반출할 수 없다. 트위터 계정을 가진 추기경은 콘클라베 기간에 트위터를 금한다.

도청 방지

바티칸 보안경찰은 시스티나 성당에 마이크 또는 기타 도청장치가 없는지 확인을 위해 감지 장치로 성당 내부의 탐지 작업을 한다. 바닥재 아래에는 전파차단 장치를 설치해, 혹시 있을지도 모를 휴대전화나 전자기기의 데이터 송수신을 방지한다.

(성령의) 영감

콘클라베 기간에 잡담은 금지되어 있지만, 추기경들은 언제나 더 높은 차원의 영감을 추구한다. 그들의 머리 위 천장에는 미켈란젤로의 걸작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제대 배경 벽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 그려진 저주받은 자들의 무시무시한 형벌 장면을 본다면, 추기경들이 비밀 유지 서약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투표지의 라틴어 표기

추기경들이 투표지에 쓰는 글자도 라틴어다. 투표지 상반부에는 “Eligo in summen pontificem”(나는 교황으로 뽑는다)가 인쇄되어 있고 하반부에 뽑고자 하는 이의 이름을 쓰게 되어 있다. 투표지는 접어서 추기경 서열순으로 투표함에 넣는다.

연기 신호

계표, 검표가 끝난 투표지는 실과 바늘로 꿰어 모은 다음 화로에 넣어 태운다. 투표지를 태운 연기는 화로와 연결된 굴뚝으로 올라가 성당 밖으로 신호를 보낸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이 검은 연기를 보면 미결, 흰 연기를 보면 교황 선출이 이뤄진 것이다.

과거에 간혹 혼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1958년에는 추기경들이 투표지 소각을 위해 불쏘시개로 넣은 짚이 눅눅해서 불이 붙지 않았고, 원래 검은 연기가 나야 하는데 흰 연기가 났었다. 요한 바오로 2세 선종 후 콘클라베에서는 연기 색을 확실하게 내려고 특수 화학물질을 사용했다. 그러나 조치한 결과가 꼭 의도한 대로는 아니었다(with only limited success)

연기만 봐서는 모르겠다면, 굴뚝만 쳐다보지 말고 귀를 기울여라. 새 교황이 탄생하면 성 베드로 대성전의 종이 울릴 것이다.

기간은 얼마나 걸릴까

과거에 콘클라베는 몇 주, 몇 달, 때론 몇 년이나 지연되기도 했다. 13세기 콘클라베 때는 몇 주 지연되던 도중에 유력한 후보가 사망하기도 했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에 콘클라베가 수일을 넘기는 경우는 드물다. 첫날 오후의 단 1회 투표를 제외하면, 추기경단의 투표는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오전과 오후에 2번씩(하루 4번) 이뤄진다. 20세기 최장 기간의 콘클라베는 1922년에 비오 11세를 선출한 콘클라베였다. 5일간 14회 투표했다.

베네딕토 16세를 탄생시킨 금세기 콘클라베는,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광장을 향해 라틴어로 “Habemus papam”(교황이 탄생했습니다)라고 외치기까지, 2일간 4회 투표가 이뤄졌다.

원문: http://m.apnews.com/ap/db_15833/contentdetail.htm?contentguid=cDXsLAX3

[출처 : 주교회의 홈페이지]


18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