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성당 게시판

* 인간은 흠이 있는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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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보 [matiasb] 쪽지 캡슐

2005-10-15 ㅣ No.9229

*노벨상 수상 작가인 <존 스타인백>이 쓴 ‘흠 있는 진주’라는 소설에 돈 많은 진주 수집가의 얘기가 나옵니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진주를 갖는 소망을 가진 이 사람은 좋은 진주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곤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가장 멋지고 큰 진주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많은 돈을 지불하고 그 진주를 구입했습니다.
그는 늘 그 진주를 꺼내 보는 즐거움으로 행복해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그 값비싼 진주에 작은 흠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작은 흠이 마음에 걸렸고, 진주의 값어치를 더 높이기 위해 흠이 있는 부분을 조금 깎아 내기로 하였습니다.
진주는 한 꺼풀씩 덮이면서 자란 것이기 때문에 그 흠을 없애기 위해 한 꺼풀만 벗겨내면 될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한 꺼풀을 벗겨도 그 흠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는 그 흠을 없애기 위해 계속 진주를 벗겨내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진주에서 흠이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진주도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존 스타인백은 그 소설을 통해서 ‘인간은 흠이 있는 진주와도 같다’는 메시지를 말하고 싶어했던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흠을 가지고 있습니다. 흠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깎아내어도 벗겨지지 않는 흠 말입니다.


* 또 다른 얘기가 있습니다.

보석상을 하는 부호가 유럽 여행을 하다가 진귀한 보석 하나를 발견하여 거액의 돈을 주고 그 보석을 샀습니다.
물론 자기 나라에 돌아가 그 이상의 돈을 받고 팔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와 보석을 이리 저리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살 때는 보지 못했던 작은 흠집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런 흠이 있었다니…”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감정가들도 그 흠이 보석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보석은 제 값을 받기는커녕 작은 흠 하나로 인해 한없이 가치가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보석상 주인은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보석을 다시 원래의 가치로 되돌릴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는 오랜 노력과 고뇌 후에 한가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보석의 작은 흠에 장미꽃을 조각하는 일이었습니다.

매우 어렵고 돈이 드는 작업이긴 했습니다만, 예술적인 재능이 뛰어난 전문 세공사에게 부탁하여 보석의 작은 흠에
장미꽃을 그려 넣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그 결과, 장미꽃 조각 하나로 그 보석의 가치는 몇 배 이상으로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흠이 있고 약점도 있습니다. 감출 수도 없고 벗겨 낼 수도 없는 흠 말입니다.
그러나 그 약점을 숨기거나 감추려고 하지 말고, 그 약점을 정당화하려고도 하지 말고…
그 흠 위에 장미꽃을 조각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흠이 꽃으로 조각되기 까지는 아픔도 있을 것입니다.
흠이 드러나는 부끄러움도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인내해야 하고 견뎌야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아름다운 꽃으로 새겨지기 위해서는 입을 다물고 보석상의 고정틀에 꼼짝 않고 물려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장점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작은 흠이 전부인 것처럼 시선이 집중되는 부끄러움도 견뎌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걸 참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해버리면 그 보석의 가치는 더 떨어질지 모릅니다.
흠집만 더 커진 더 보기 흉한 보석이 될지도 모릅니다.


내가 가진 흠 위에 꽃을 새겨 더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주시기 위해 환경은 조각칼을 들고
내게 다가 오지만 난 그 조각칼에 메이기 싫어 피하고 있습니다.


흠이 드러날 때 감추려고만 했고, 자존심 상할까 몸부림치는 통에 내 흠집 위에 새겨져야 할 장미꽃 대신 이리저리 그어지고
문질러져 일그러진 모습은, 보석의 가치를 더 떨어뜨린 것 같아 후회스럽습니다.


* 내 인격의 아름다운 꽃은 내 인생의 흠 위에 새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 흠으로 인해 겸손의 자리로 내려가게 되고,
그 약점으로 인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그 부족함으로 인해 은총을 바라보게 되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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