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23/05/26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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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5-14 ㅣ No.5399

성 필립보 네리 사제 기념일 ’23/05/26 금요일

 

필립보 네리 성인은 1515년 이탈리아의 중부 도시 피렌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한때 사업가의 꿈도 가졌으나 수도 생활을 바라며 로마에서 살았습니다. 그곳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활동을 많이 펼친 필립보 네리는 서른여섯 살에 사제가 되어 영성 지도와 고해 신부로 활동하면서 많은 이에게 존경을 받았습니다. 동료 사제들과 함께 오라토리오 수도회를 설립한 그는 1595년 선종하였고, 1622년 시성되었습니다.

 

언젠가 피정 때 신자들에게 총고백 고해성사를 주고 나오시는 신부님을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그 신부님의 얼굴이 아주 수척해 보였습니다. 사제의 삶은 자신을 버리고 주님께서 주시는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뒤를 이어 세상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가는 삶입니다. 실제로 나이드신 성직자 수도자들이 병고에 시달리는 모습을 봅니다. 비단 나이가 들어서 뿐만 아니라, 세상의 죄를 대신 짊어진 이들의 모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시몬 베드로에게 물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5) 그러자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15)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명하십니다. “내 어린 양들을 돌보아라.”(15) 이렇게 대답하는 베드로에게 무색하게도 질문과 다짐을 세 번이나 반복하신 예수님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젊었을 때에는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 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18) 요한 복음의 성경기자는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어,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것인지 가리키신 것이다.”(19) 그리고는 결정적으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를 따라라.”(19)

 

시대와 장소에 따라 주님을 따르는 이들의 모습과 마지막 모습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변화되지 않는 본질적인 모습은 바로 세상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그 죄를 대신 짊어지고 주님의 뒤를 따르는 모습입니다. 그 길은 예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을 버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사랑의 십자가의 길을 걷는 사람입니다. 이는 단지 성직자, 수도자, 사도생활단, 봉헌된 평신도들 뿐만 아니라 주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세례를 받아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가 그리스도의 사도직을 수행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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