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가을의 중턱에서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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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cmchey] 쪽지 캡슐

2002-10-17 ㅣ No.2061

계절은 여자들의 옷으로 느껴집니다.

가을은

여름내 햇볕받던 여인네들의 팔이 옷으로 덮이는 계절이고, 파장된 해수욕장의 모래밭에 여기저기 힘없이 밀려온 조개껍질의 아픈만큼 숨이 찹니다.

그리고     단풍이 수런거리고 불타는 만산홍엽의 저산으로 달려가고싶고,

그래서     누구누구는 홍천군 삼봉휴양림으로 1박2일 갔습니다.(자기네 끼리만)

        *      *       *

가을은,    생각나는 그리운 사람도 있습니다.

얼마전 용미리 산소에 가서 금년봄 본향으로 돌아가신 그분의 사진앞에서 눈앞이 뿌옇게 잘 보이지 않던 그 모습이, 요즈음 왜 자꾸 선명하게 떠오르는지?

늘 조용히 별 말씀없이 변함없이 사랑을 주시던 그분이 생각납니다.

        *      *       *

그리고,

지난여름 멀리 외국에서 태어난 귀여운 손주사진을 우리 부부는 하루에도 몇번씩 눈병이 나도록 사진이 찢어지듯 보고 또보고 안광이 지배를 철하듯(눈빛이 종이 뒷면을 꿰뚫듯; 사실은 글을 정신집중하여 읽고 또 읽으면 뜻을 알게된다는, 여기에 적합한 표현은 아니지만 이왕썼으니까) 보면서 건강을 빌고, 행복을 빌고, 내몫을 다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이제서야 늘 우리들에게 따뜻했던 장인어른 그분이 생각나게 합니다.

나의 신앙생활이 그러하듯 나는 늘 의무적이 아니었을까? 가슴이 아려옵니다.    

        *     *       *

우리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는

"너희 중에 빵을 달라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있으며,    -중략-

너희는 악하면서도 자기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구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느냐" (마태오 7.7~11)

       *     *       *

이 끝없는 큰 사랑을 티끌만큼이라도 헤아릴수 있을지 가늠이 안됩니다. 그래도 저는 무조건 떼를 씁니다. 정작 나는 아무것도 못하면서도,

하느님 모든것 다 감사합니다.

예수님 제손을 잡아 이끌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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