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광장
세탁소에 가면 -김상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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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판호 신부님의 사목 단상집 '당신을 생각합니다' 에서 퍼 왔습니다.
세탁소에 가면
세탁소에 가면 피곤에 지쳐 돌아온 옷들이 걸려 있다 가슴과 가슴끼리 마주보며 등과 등을 맞대며 가슴과 등을 부비적거리며 만원버스에서처럼 묵묵히 서로 몸을 부대끼며 걸려 있다.
옷들이 목을 매고 있는 동안 우리들은 육신을 벗어던진 영혼마냥 자유를 찾아 한없이 방황을 한다 자유는 곧장 피곤해지고
세탁소에는 피곤을 맡기러 간다 가슴과 가슴을 등과 등을 가슴과 등을 맞대며 살다 지쳐버린 삶의 구김살을 펴 보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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