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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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hyun25] 쪽지 캡슐

1999-12-30 ㅣ No.950

안녕하셨어요? 추기경님!

멀리 다녀오신다더니 잘 다녀 오셨는지 모르겠네요.

 

저번에 보내주신 글은 잘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라는

추기경님의 말씀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사람에 대한 사랑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추기경님!

저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에는

너무나도 나약하고, 너무나도 이기적인 인간입니다.

그래서 헌신적인 자세로 일해야 하는 사회복지사를 하기에는

저는 너무 세속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단순한 직업으로서, 밥벌이로서 사회복지사를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사람에 대한 사랑의 마음없이

이것이야말로 나의 길이라는 소명의식 없이 사회복지를 한다면,

그것은 저에게도, 사람들에게도,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발전에도

마이너스가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다른 사람에게 아무것도 베풀지 않고 살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다만 지금은 그 일을 제대로 행할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너무 편하게 살고자하는 욕망이 강해서일까요?

아니면 아직 철이 없어서일까요?

혹은 사람과 더불어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아직 깨닫지 못해서일까요?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부끄럽기도 하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추기경님!

이런 생각을 하는 저를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은 언제나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저에게 너무 큰 고통일 것 같습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짧게 써야 추기경님이 읽으시기에 편할텐데....그죠?

이제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겠지요.

그동안 하셨던 모든 일들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구요,

담에 또 글을 올리겠습니다.

안녕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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