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신부님 안녕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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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원 [fullip] 쪽지 캡슐

2001-12-03 ㅣ No.2028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신부님 떠나신다는게 실감이 별로 안났는데..

오늘 송별회를 갔다 오니까.. 정말 가시는구나..

(사실.. 그래도 아직 믿기가 힘들지만..)

이제서야 실감이 좀 나나봐요..

 

 

사실요.. 신부님께서 정팅을 만드시기 전까지..

제가 어버이성가대 반주를 하고 있었고(물론 지금도)

성격상 누구한테 먼저 다가가서 친해지질 못해서..

청년들하고 어울리는게 참 어려웠습니다..

 

정팅이 있다고.. 주보에 공지가 나왔을때..

한번 가볼까 말까 하다가..

대화방에 대화명까지 쓰고 들어간것 까지는 좋았는데..

막상 방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고도

대기실 화면만 띄워놓고 망설이기를 한참만에 겨우 들어갔답니다.

그러고는 들어가서도 말도 제대로 못하구요..

 

 

그러다가 조금씩 정팅에 익숙해질 무렵에

당시 정팅지기를 하시던 분께서 사정상 못하게 되어

그 자리를 제가 맡게 되었답니다..

그때 왜 저를 시키셨는지는 아직까지도 궁금한 점입니다..

그때까지도 게시판에 글 한번 못쓰고 보고만 나갔으니까요..

(첫 글이 어설픈 첫 정팅공지였답니다..)

 

어쨌든 정말로 얼떨결에 정팅지기를 맡았는데..

한동안은 정팅참여인원이 너무 없었답니다..

심지어는 한시간 넘는 동안 저혼자 방을 지키고 있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때 신부님마저 안들어오셨을때는..

정말.. 신부님 원망도 많이 했더랍니다..

정팅지기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들어오는 사람이 없으니.. 그마저도 안되더군요..

 

조금씩 들어오는 분들이 생기던 10월초에 첫 정모를 했습니다..

그전에 하고 싶었으나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그이후로는 정팅참여인원이 10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더군요.. ^^

 

첫 정모에서 신부님께서 군종신청하셨다는 말씀을 듣고..

많이 놀랐고.. 그러면서

신부님께서 군종에 안가시기를.. 바랬던 것도 사실입니다..

 

솔직히.. 정팅이 조금씩 살아나려고 하는 때라

걱정이 아주 안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앞으로 잘 할 수 있겠지요.. ^^

 

 

 

지금은요..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신 신부님께 많이 감사하고 있어요..

어떤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 그렇거든요..

그러다가 성서모임도 하게 되었구요..

지금 돌아보면.. 올해 초의 내모습을 생각해볼때

정말로 많이 변했구나.. 생각이 듭니다..

 

 

 

에구.. 쓰다보니 제 이야기만 길어졌네요.. 죄송..

 

 

처음 석관동 오시던날의 신부님을 뵈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석관동을 떠나신다니 많이 서운하고 슬프지만요

신부님.. 군 사목활동 잘 하시구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석관동이 신부님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었음 좋겠어요..

 

 

 

그리고요..

신부님.. 정말로 많이많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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