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응암동과 응암동 성당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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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우 [garden94] 쪽지 캡슐

2001-06-22 ㅣ No.1815

나는 태어나서 줄곧 살아온 응암동이란 터를 좋아한다.

(특히 한 때 매일 뒹굴던 My 응암동 성당을 더욱 좋아함)  

 

 

내가 태어날 무렵 주임신부로 계셨던 함세웅 신부님은 이 곳에 주임으로 있으면서 1년 이상 옥살이를 했다. 이것부터 벌써 묘하다. 아니 뭔가 기구하다.

 

 

소위 인혁당사건* 때 있었던 일이다. 인혁당사건 주동자 8명의 사형집행후 시신 안치를 위해 이 곳 응암동성당쪽으로 진입하는 정의구현사제단 측과 중정의 대치 속에 주변에 탱크까지 출동했다는 참으로 믿을수 없는 이야기. (응암동에 탱크라~) 지금도 다리를 절고 있는 깡패 문정현 신부의 다리도 그 때 응암동서 다쳤다지?  

 

 

응암동이란 명칭의 어원도 매우 어수선(?)하다.

 

매응 바위 암  鷹岩  

 

일명 매바위골.

 

 

옛날 응암동엔 내시들이 모여 살았다는데, 내시들은 가족이 없는 관계로 죽어도 한참이 지나서야 발견이 되기 일쑤였고. 내시의 썩은 시체는 동네 사람에 의해 뒷산 바위에 버려졌다는데. 그렇게되면 썩은 시체를 매가 쪼아먹게 되는지라...

 

멀리서 보면 항상 매가 하늘을 뱅뱅도는 터라 하여 붙여진 이름 매바위골, 응암. 참으로 어수선한 이름 아닌가?

 

 

서울의 시골부위에 위치한 은평구 응암동이란 터에는 묘한 기운이 흐르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하지만 무시할만큼의 시골은 절대 아니다. 통일로가 우리 동네에 있지 않은가. 통일이 되면 은평구는 뜬다.

 

 

은평구는 사람들이 대개 빈(貧) 한 편이긴해도 그렇다고 지저분한 기운이 흐른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않는 곳. 淸貧이란 말이 좀 어울릴라나? 은평구. 그 흔한 588 하나 없는... 매일 오가는 용산역앞 홍등가 삐끼들은 아침마다 꼬리치며 날 유혹하는데?

 

 

 

응암동은 좋은 동네다

 

 

 

 

 

 

응암동성당 주임신부님 서품 40주년 기념식과 관련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나보다.  

 

근데 난 한심스럽게 지금 막 이런 생각을 해본다.

 

 

40년이라~  생각해보니 그건 의외로(?) 정말 긴 시간 아닌가.

40년이면 그냥 숨쉬며 살아만 있어도 불혹?

 

조건 없이 그 자체로 입이 그냥 벌어진다.

 

리노신부님도 성신부님도 그 때쯤 되면 완전 할아버지겠다.

 

 

어리석게도 그 당연한 생각을 지금 했다.

순간, 40년이란 세월을 얕잡아본 나를 꺾는다.  

 

40년이라

 

40년이라

 

40년이라 ...

 

 

 

 

 

 

 

 

 

*인혁당(인민혁명당)사건

- 나는 민청학련사건과 연관된 인혁당사건을 완전한 조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공식적으론 아직 미해결 사건, 아니 영원히 미해결 사건. (이유: 죽은자는 말이없다. 관련자 모두 사형)  재판 직후 막바로 사형을 집행한 세계 유래없는 진기록 보유. 박정희의 무모함 엿보임. 아니 차라리 치가 떨림.

 

인혁당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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