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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탄생에 전 세계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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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3-18 ㅣ No.247

새 교황 탄생에 전 세계 환호

아르헨티나 베르골료 추기경, 제266대 교황 프란치스코 되다



- 새 교황 프란치스코가 14일 로마 성모마리아대성전에서 기도를 바치고 나와 축하객과 언론사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12억 가톨릭 최고 지도자뿐 아니라 현대사회의 정신적 지주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된 교황은 전날 밤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제가 여러분을 축복하기 전에, 주님께서 제게 복을 내려주시도록 여러분께 먼저 기도를 청합니다"하고 말했다. [바티칸=CNS]


성령의 바람은 청빈하고 겸손한 아르헨티나의 목자에게 불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76) 추기경이 13일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돼 성 베드로대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자 전 세계 시민이 환호했다.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검소한 추기경' '낮은 자세로 가난한 이들을 찾아다니는 목자' '사회정의를 실천해온 지도자'라는 호평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졌다. 교회 안에서도 전통적 교의(敎義)를 수호하면서도 변화와 쇄신 요구에 응답할 능력을 갖춘 중도 성향의 목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새 교황 프란치스코는 특히 16세기 설립 이래 세계 만민 선교의 선봉에 서온 예수회 출신이다. 또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권 교황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의 무게중심이 북반구(유럽과 미국)에서 남반구(라틴아메리카ㆍ아프리카ㆍ아시아)로 이동 중인 종교지형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새 교황이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정한 데는 깊은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1181~1226)는 이단과 성직자 부패로 중세교회가 위기에 빠졌을 때, "가서 허물어져 가는 나의 집을 고쳐라"하는 주님 말씀을 듣고 일어나 청빈의 복음적 삶으로 교회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성직자 성추문으로 인한 교회 권위 추락, 세속주의 영향으로 하느님으로부터 돌아서는 신자층 증가, 바티칸 비리 스캔들 등 현 위기 상황을 복음 정신에 기초한 실천적 리더십으로 타개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이 심한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으로서 신자유주의 비판 등 예언자적 목소리를 많이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에 대한 기대가 잇따르고 있다. AP통신은 "추기경들은 경험 많고 대중적이며 겸손한 교황이 신자들을 믿음으로 이끌고, 각종 스캔들에 얼룩진 교회를 재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교회 안팎의 여론을 전했다. 미국 워싱턴대교구장 도널드 우얼 추기경은 " 이 시대 교회를 위한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완벽한 선택(perfect choice)"이라고 말했다.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도 축하 메시지에서 "새 교황을 중심으로 가톨릭교회가 새로운 열정으로 거듭나는 교회, 겸허한 마음으로 세상과 대화하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세속주의와 무신론이 기승을 부리는 현대사회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아 그리스도의 겸손과 가난, 봉사와 나눔 정신으로 교회를 이끌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새 교황 착좌식은 19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각)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거행된다. 한국에서는 전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경축 사절단 등이 착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 주교회의는 21일 오후 6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경축미사를 봉헌한다.

[평화신문 호외, 2013년 3월 15일,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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