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은행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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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근처 도서관엘 다녀 왔습니다. 일주일에 책 한권 읽기에도 급급해서, 때론 일주일 더 연장해서 숙제하듯 읽습니다. 제가 도서관에 가는 이유는 지하 식당에서 우동을 사먹는게 좋아서, 그리고, 그곳에 가면 탐구하는 젊음을 느낄 수 있어서, 주변의 경관이 좋아서, 버스 정거장에 있는 나무 벤취가 좋아서, 그리고 길 건너에 개포성당도 있어서, 그러고 보니, 그냥 좋네요...
오는 길에 보니 어느새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었더군요. 노란 은행잎은 은행나무의 꽃처럼 여겨집니다. 뽑내지않는 화사함으로 한가득 달려 풍성하기 그지없습니다. 난 은행나무의 노란잎을 너무 좋아합니다. 길거리에 수북히 쌓인 은행잎을 보면, 잠시 숨이 멎는 듯 합니다... 누워보고도 싶고, 한가득 안아 흩뿌려보고도 싶고... 에구구...... 희망사항이지... 머리 속으로 영사기를 돌릴 수 밖에...
나도 한그루의 나무가 되어 봅니다... 난 어느마한 나무일까... 내 나무에는 잎이 무성할까... 열매를 맺는 나무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은행을 거둘 수 있을까... ...... 한참 생각을 하다 보니, 나는 나무가 되어서도 욕심을 잔뜩 내고 있더군요... 다시 부끄러움... 그저 내 나무가 누군가의 기쁨일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텐데.....
그러고 보니, 난 너무 욕심이 많은가 봅니다...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건강하고, 이렇게 여유롭게 가을을 느낄 수도 있고, 그리고, 내 가는 길이 외롭지 않은데...
갑자기, 행복이 밀려옵니다. 아니, 모든 것이 늘 내 곁에 있는데, 내 시선이 너무 멀리만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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