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지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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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연 [sun] 쪽지 캡슐

2000-08-09 ㅣ No.2897

지하세계에 대해 쓰는건 늘 세희 다음이네요...

작년에 우리의 축축한 지하실에 대해 썼다가 한바탕 소동을 피웠던 생각이 나네요

^^; 이젠 그럴 일두 없겠군요....

제가 이번 캠프를 통해 한가지 결심한게 있었어요.

절대로 토요일에 끝나게 날짜를 잡지 말자!!

화,수,목 정도로 해서 푹쉬고 다시 주일을 맞이 할수 있도록 하자!!!!

토요일에 8시쯤에 도착해서 대강 짐만 옮기고 짜장면만 먹고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잤는데두 도저히 다음날 일어나는것이 무리더라구요..

겨우 나가기는 했는데 미사두 겨우 마치고 평가회도 겨우 겨우.....

그리고  그날의 하이라이트인 이사....

아니 ’이사’라기보단  우리의 짐을 구석으로 옮기는 일을 했죠... 처음엔 차곡

차곡 정리를 하면서 이사를 하려고 했으나 하다 보니 끝도 없어 나중엔 그냥

되는데로..... 다시 짐을 푸는 일이 정말 걱정이군요...

 

모두 너무 지쳐 얼른 마치려고 서두르는 가운데 회합실 바닥이 들어나기 시작했죠... 전 밖에 있는 짐을 정리하고 돌아와 보니 우리 회합실엔 아무것두 없고 쓰레기들만 바닥에 흩어져 있어군요...

전 장난스레 눈물이 난다고 말하고 뒤로 휙 돌아서서 나갔어요. 마지막으로 그 회합실에서 교사의 기도를 하자고 제안했고 모두 동그랗게 둘러 앉았어요...

누군가가 노래를 시작해야 하는데 아무도 선뜻 시작하지 못했어요~~~~~

날더러 기도를 하고 노래를 시작하라는데  도무지 할수가 없더라구요...난 도저히 못하겠다구 울먹이자 영임이가 기도를 시작했어요. 전 노래 시작 전부터 울기 시작해서 끝날때까지.......

모르겠어요.. 내가 왜 울었는지....

떠나는것두 아니구 회합실이 없어지는 것두 아닌데....

 

그곳에서 너무도 많은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학생시절 매일 욕만하면서 절대로 교사같은건 안할꺼라고 내내 다짐했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시절부터 지금 교감의 자리까지 오면서 참 많은 추억들이 있습니다.  

신부님과 싸우며 울면서 다 나가자고 하던 기억....

다시 들어올때의 그 두려움... 오빠들 한테 어리광부리고 귀여움 받던 그때.. 한심스런 후배들 혼내던 기억... 같은 교사랑 싸우던 일,  학생들과 함께 교리하던일들.... 캠프때 내내 지하실에서 아웅다웅 다투던 일들...

 

많은 사람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새로 오기도 했습니다.

그때 마다의 기쁨과 슬픔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기쁨과 슬픔...미움과 사랑을 키워 나갈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새로이 만들어질 이곳에서 또 어떠한 일들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우린 알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것은....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함께....

 

교사들과 학생들과 또 주님과 함께.....

 

아직 캠프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앞뒤 얘기가 잘 이어지지 않네요.....

암튼 새로운 지하세계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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