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속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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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전 [dldbswjs] 쪽지 캡슐

1999-12-29 ㅣ No.944

2000년이 시작될 즈음에는 새로움을 알리는 어떤 징조가 있을 줄 알았습니다. 예를 들면 하늘에서 환한 빛이 비친다던가, 알 수 없는 어떤 힘에 이끌려 사람들이 모두 크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던가. 아무튼 어떤 새로움을 기대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삶 그리고 제 삶이 2000년을 계기로, 제 힘이 아닌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변화되길 바랬었나 봅니다. 과연, 달라질 것이 있을까요? 모든 것의 답, 해결책이 제 안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기적을 기대해 봅니다. 할아버지! 건강하세요? 속초 식구들 모두 잘 지내고 있어요. 엄마는 12월 15일경에 필리핀에 다녀오셨어요. 소피아는 공부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학원하랴, 서울 일주일에 한 번씩 왔다 갔다 하랴) 계속 할까, 갈등하고 고민하는 중입니다. 새로 태어난 연수 동생의 이름은 승민입니다. 이승민. 세례명은 아직 짓지 못했습니다. 무엇으로 할 지 생각 중입니다. 할아버지! 속초 왔다 가신지 오래되셨는데 한 번 오세요. 뵙고 싶습니다. 새 천년에도 내내 건강하시고 오래 오래 사세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추신 언제나 세상이, 사람들이 맑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며 평화로운 마음으로 살고 싶은데 그러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새 천년에는 맑게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점점 더 악해지는 것 같습니다. 기운나는 약으로 할아버지의 향기를 맡고 싶습니다. (조금 느끼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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