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송기인신부님의 고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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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란 [venedicta] 쪽지 캡슐

2009-05-29 ㅣ No.9438

노무현씨 영결식의 종교 행사 중... 송기인 신부님의 고별식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도 초반에 나온 말씀...
그의 과오를 용서해 주시고..... 하는 말씀이 마치 가뭄의 빗방울처럼 싱그럽게 들렸습니다.

죽음 앞에서... 노무현씨에 대한 지지 여부를 따질 일이나 있습니까.
노무현씨 자신 또한... 전직이 대통령이었으면 뭐합니까.
죽음 앞에서 인간이란 얼마나 보잘 것 없는 비참하고도 초라한 존재인가요.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허물 가운데 태어나고... 허물 가운데 죽어가는 게....
너 나 없이 모든 인간들의 운명일진대.....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두고...
너무나 많은 분들이 하느님보다 더한 권능을 가진 듯 말하고...
하느님보다 더 착한 듯 말을 하는 것을 보며 마음이 답답합니다.

천당 자리 하나 예약해 놓은 사람이 어디 있으며... 
자살을 하고도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를 지지했든 반대했든.. 그의  죽음을 앞에 두고...
진정하게 그의 구원을 바라는 이들이라면... 하느님을 향한 두려움에 떨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누가 감히... 그는 죄지은 것이 아니니 천국으로 보내시오... 하고 명령하겠습니까.

따라서.. 하느님께 기도할 때...
그를 용서해주십시오.. 라고 말하는 자만이... 진정... 사랑이 무엇이고 구원이 무엇이고..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믿는 사람일 것입니다.

송기인 신부님의 고별식을 보며..
노무현씨와 가까이 지내고도.... 저렇게 뼈있는 진실을 말하는 분이 계시구나... 하고....
감동했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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