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상급 평의회[Con.] 2014년 4월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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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14-07-04 ㅣ No.213


                                         성금요일과 십자가


: 비드 맥그리거 O.P 꼰칠리움 영적지도신부

: 구자륭 토마스 아퀴나스 서울 Se. 국제서기


성주간은 교회의 전례력과 그리스도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주간으로 성지주일로부터 시작됩니다. 특히 성목요일, 성금요일과 성토요일의 성삼일은 부활성야에서 절정을 이루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기쁨을 누립니다. 성주간은 교회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계기가 되었고 오늘날 교회의 정신과 영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주는 원천입니다. 성주간을 지내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마음 깊은 곳까지 변화되고,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 역시 무엇이 제일 중요한가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됩니다.


성금요일에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죽으심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는 것입니다. 성목요일에 주님께서는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드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요한15,13~15) 지금 우리는 예수님과의 친교를 맺으려고 성체성사로 자주 뵙고, 성경에 기록된 말씀과 행적과 고통을 묵상하며, 무엇보다도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으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사도 바오로의 굳은 믿음을 되새겨봅시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서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2,19~20) 사도 바오로는 십자가의 중심성을 언급하며 초대 그리스도 공동체가 깊은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금요일에 일어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으로 인하여 인간의 삶과 역사에 대한 의미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부터 그리스도인은 희망의 절대 명령을 받았습니다. 십자가의 표징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1코린 1,22~23) 라고 하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독실한 그리스도인들처럼 성금요일을 알지는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지금도 이슬람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신성모독이고 수치스러운 일로 생각합니다. 더구나 세계 인구 중 절반을 훨씬 넘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성금요일의 기쁜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채 살고 있습니다.


성금요일에 성모님은 십자가 곁에 서계심

단원들은 성주간 동안 전보다 더욱 성모님을 신앙의 인도자이자 동반자로 여기며 지낼 것입니다. 성모님보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더 잘 알고 이해한 사람은 없습니다. 성모님은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이 십자가의 지혜와 복음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그분은 아주 젊은 어머니였을 때 영혼이 칼로 꿰찔릴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카나의 혼인잔치에서는 예수님의 시간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 성모님의 모습을 사도 요한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의 어머니가 서계셨다.’(요한19,25) 이 성경 말씀만으로도 구원사업에서 성모님의 역할이 소중함을 보여주므로 성모님은 성금요일에 없어서는 안 되는 분입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 마음속에 세 가지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성부를 생각하셨고, 성모님의 아드님으로서 어머니를 잊지 않으셨고, 이 세상의 구세주이시고 구속자로서 우리 불쌍한 죄인들을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단원들도 예수님을 따라서 성금요일에는 이런 세 가지 생각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성금요일은 레지오 마리애 사도직의 원천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성금요일과 부활 대축일에서 드러난 근본 계시에 관하여 전문가가 되라는 소명을 받았습니다. 단원들이 받은 특권은 십자가 처형의 잔혹함 그 너머에 감추어진 하느님의 본마음을 아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전적으로 포기하고 그리스도의 사명이 완전한 실패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십자가가 선포하는 것은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무한하고 열절한 사랑을 베푸신다는 사실입니다.

성금요일에는 삶이 주는 고통의 특별한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고통에는 구원이 함께 온다고 성금요일은 가르쳐줍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고통의 사도직 특권입니다. 교본도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레지오 단원은 환자들에게 고통의 사도직에 대해서 설명해 주어야 한다. 환자들로 하여금 온 세상의 영신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가르쳐, 그들이 겪는 고통으로 얻은 보화를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봉헌하도록 일깨워 주어야 한다.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그 즉시 기도가 되고 보속이 되기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교본 제37장 활동의 예와 방법 3558~13째줄) 고통의 사도직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숭고한 사도직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고 우리 모두에게는 무한한 은총과 희망을 줍니다.

끝으로 사도 바오로의 말씀으로 훈화를 마치고자 합니다. ‘형제 여러분, 나도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러분 가운데에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1코린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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