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7월 31일(토) - 8월 1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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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8-01 ㅣ No.142

 7월 31일(토)

 

  14:30경 민가협 간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실무자와 상의한 결과 어제 제안했던 내용(언덕을 올라오면서 오른쪽으로

7개의 감옥을 설치하돼 바닥에 합판을 대기로 하고, 합판은 그동안 천막을

철거하면서 모아둔 것을 제공하기로 하고, 계단7개 위로 천막 1개동을

설치하되 요즘 우산처럼 접어 사용하는 천막이 있으니 그것으로 사용하면

지지대를 박지않아도 되기에 그것을 사용하기로 하며, 가요제 때는 좌측

언덕 들머리에 무대를 설치하면 관객들과 차량, 신자들이 오르내리기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제안했던 내용이었다.) 대로 행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실무자와의 만남은 자신들이 그 제안에 맞도록 설계를 마치고

나서 함께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설계를 마치면 다음 주 내로 협의를

거치기로 합의를 봄으로써 통화를 마쳤다.

 

  지금까지 민가협과 사전에 이런교감들이 없이 언제나 팽팽한 긴장감만이

있었다. 그 이유는 민가협은 대표 어머니의 말대로 "처음 출범해 농성을

할때만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농성을 할 줄 몰라 막무가내로 밀어 붙인

데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농성을 많이 하다보니 거기에는 새로운 질서가 있어야 하겠다는 느낌이 서로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보면 "양심수를 위한 시민가요제" 역시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또 하나의 농성문화인 것이다. 시민가요제를 시작한 동기가 "농성이나 시위는

하는 사람들과 구경하는 사람들이 하나가 되기 힘든데 가요제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지 동참할 수 있다"는 사고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특히나 "사람이 웃고 떠들 때도 있어야 그 울음이 소중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는 그 말에는 공감이 간다. "어디서나 노래 한가락 없으면 서운할 만큼 노래 좋아하는 우리 모두 모여 양심수 전원 석방을 이뤄보자"는 취지에 많은 이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8월 1일(주일)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곳 저곳에서 수해에 대한 소식이 전해온다. 모두가 합심해서 이 어려운 난관을

지혜롭게 대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어제 오늘도 성당언덕은 평화롭다. 꽃들도 싱싱하다. "명동성당의 언덕을 보면

우리나라의 현실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는 말이 무색하다. 그렇다면 현재의

우리나라는 모두가 평화롭고 싱싱하기만 해야 하는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의 여러가지 어려운 사정들을 모두의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극복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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