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교단에 서는 까리를 축하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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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진 [monicacho033] 쪽지 캡슐

2001-03-04 ㅣ No.2605

엔젤사랑의 보배인 까리따스가  3월부터 첫 출근을 하게되었다.

그의 출근지는 한 여자중학교이다.  

잡지사 기자와  기간제 교사생활을 하고 집에서 살림하는  동안에도 열심히 클라식 기타를 배우고 빵 굽는 것까지 익혀  마음을 전하고싶은 주위 사람들에게 호도파이부터 갖가지 홈메이드 케이크를 선물해 사랑을 베풀던 솜씨좋은 까리.

 그를 보면 정말 삶을 음미하고 아끼며 조각해 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그가 첫 출근을 했다.

 점퍼스커트의  단정한 옷차림에 조금  긴장된 모습에서  그가  학생들에게 둘러쌓여있는 광경을  떠올리고 그가 대하는 아이들은  특별한 축복을 받은 아이들이라 여겨진다.

 

그리고 오천석박사의 ’스승’이라는 글을 되새기게 된다.

오천석박사는  교사를 "자라나는 생명을 돌보는 정원의 원정"이라고 비유하였다.

 

"교사의 손은 원정의 손이다. 원정과 다른 것은 오직 그가 다루는 대상에 있다. 원정이 초목을 대상으로 할 때 교사는 젊은 영과 생명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이 두사람 사이에 정은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곧 자애이다. 진정한 원정은 비록 한 그루의 꽃나무를 대할때도 이를 물건으로 다루지 않고 소중한 생명으로 본다.  물을 주고 별을 보게 하며  가지를 쳐주고 해충을 잡아 줄 때도 애정과 이해로써 한다.

 교사의 손도 원정과 다를 바 없다. 참된 교사는 어린이를 대할때  자라나는 존귀한 생명으로 대한다.  교사는 실망한 어린이의 머리를 만져주고 어깨를 쓰다듬어 준다. 그가 외롭고 슬퍼할 때 어루만져주고 눈물을 닦아주고 그의 괴로움을 달래준다.....

오늘날  경사를 만나기는 쉬워도 인사를 만나기는 어렵다고 한다.

경사는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라면 인사는 참  사람을 가르치는 교사이다.

 인도의 시인 타골은 "우리는 아동에게 지리를 가르치느라고 그로부터 지구를 빼앗고 문법을 가르치느라고 하다가 언어를 빼앗고 있다고 하였다".

지식을 가르치는 경사가 될것인가,  인사가 될것인가 교사들은 옷깃을 여미고 진지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30년전의 책에서 오천석박사는 이런 주장을 했다.

그의 주장은 생명이 사라진 교실,사랑이 사라진 경쟁만이 있는 오늘의 교육  현실에서    더욱 절실한 외침이 된다.

 

까리는 집에 있을때도 늘 열려 있는 교사요, 어머니였다.

성장통을 앓는 자기 아이들의  친구들까지 수용해  제 부모나 교사 대신 보이지 않는 정성을 쏟았음을 우리가 안다.

이런 그가 교사의 길을 간다.

그가 지키는 교실은 정열과 희망과 영감으로 차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식을 전달하는 경사가 아닌 참사람이 되도록 가르치는 인사가 될것이라는 믿음이간다.   그러고보니 엔젤사랑에는 유난히 교사들이 많다.

 교감 선생님의 자격을 확보했으면서도 고물고물하는 어린이들과 지내는 일선교사의 몫에 최선을 다하는  박온화 루시아. 박계화 아가다,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제자들의 진로를 위해 애쓰는 조바오로, 학생들 속에서 파묻혀 사는 이알로이시아, 구수산나, 박사베리오, 전카타리나...

 한 아이를 바로 키우는데는  온동네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인디언의 속담대로 어쩌면  이들뿐 아니라 사회의 어른들  모두가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스승이 되어야 하는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교사의 얼굴은 밖으로 아름다운 얼굴이 아니다. 얼굴이라는 창문을 통하며 마음의 아름다움이 빛나는 얼굴이다.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 교육을 사랑하는 마음, 지혜를 사랑하는 마음, 진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얼굴이 밴 사람이다."

 

- 다시 오박사의 ’스승’의 글을 음미하며 까리와 새학기를 맞는 모든 선생님들의  얼굴에 그림자나 어두움이나 실망이 없고 언제나 미래를 내다보는 희망이 있기를 바라며  새학기 첫 출발에 용기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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