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레지오

2007년 2월호 [현장속으로]

인쇄

레지오마리애 [legio] 쪽지 캡슐

2007-01-31 ㅣ No.78

성모님의 품성을 닮아

 

양주 백석성당 성가정의 어머니 꾸리아는 2002년 10월 1일 본당 승격과 동시에 9개 쁘레시디움으로 구성되어 아직 5년도 안 된, 역사가 짧은 꾸리아다.

설립 때부터 단장을 맡아 동분서주하던 이희옥(예몬) 단장님이 지난 11월에 꼬미씨움 단장으로 선출되었고, 성가정의 어머니 꾸리아 새 단장으로 박우태(세례자요한) 형제가 선출되었다.


새로 단장이 된 박우태 세례자요한 형제는 개인사업을 하며 본당 선교분과장으로도 활동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제약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레지오 마리애를 위해 활기 넘치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서기 조윤순(데레사) 자매도 구역장과 주일학교 급식 봉사까지 하면서도 단장, 간부들과 함께 단원들을 이끌며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양주시 장애인협회 사무실 2층에서는 맹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점자교육 및 안마기술․컴퓨터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성가정의 어머니 꾸리아 소속 레지오 단원 자매님들이 교육생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자매님들께서 좋은 활동을 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하러 나왔습니다󰡓 했더니, 쑥스러워하면서 󰡒저희들이 뭐 대단한 일을 한다고 취재하려고 하십니까?󰡓 하면서 웃으시는데, 그 자매님들의 얼굴은 활기차고 기쁨이 가득한 모습들이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히 점심식사 준비를 하고 계시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님들의 모습은 창 밖으로 보이는 을씨년스러운 겨울 풍경과는 대조되며 따뜻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점심식사 반찬들은, 자매님들이 각자 가정에서 가족들 밥상을 차리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 직접 만들어 온다고 한다. 그러니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밥상을 받는 이들은 행복한 마음으로 맛있게 식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배려에 인색한 이 사회에서 그들이 사회적 안정을 찾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누리며 살도록 돕기 위해, 이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시는 것이다. 작은 힘이지만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에 아낌없이 쓰고 계신 양주 백석성당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을 보면서 󰡐과연 성모님의 충실한 군사로서 부끄럼이 없는 레지오 단원 생활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맹인들을 돌봐주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 힘들고 궂은 일,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성심을 다하시는 양주 백석성당 레지오 마리애 단원 자매님들이 계셔서 저희들이 너무 편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자매님들은 천사들입니다󰡓 하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 최종삼(점자와 안마를 교육) 선생님의 환한 웃음 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자매님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점심식사 후 잠시 여유 있는 시간에는 못 만났던 때의 궁금증, 사는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봉사자들이 끓여온 커피를 마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가정 이야기, 건강 이야기, 남편 자랑, 자식 자랑 등등 정담도 나누면서 즐거워하는 맹인들의 모습을 보는 때가 봉사자들이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한다.


어느 한 분이 󰡒내일은 생선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한마디 하시자 󰡒그렇게 하지요. 진작  말씀해 주셨으면 준비했을 것을, 미처 몰라서 죄송합니다󰡓 하면서 미안해하는 모습이 꼭 시어머니 밥상 앞에서 꾸지람 듣는 며느리 모습과 같았다. 

박우태 단장은 󰡒그들에게 큰 힘이 되어 주지는 못하지만 사랑으로 보듬어 주면서 우리와 똑같은 형제자매로 인정해주는 것, 그것이 레지오 단원으로서의 활동이 아니겠습니까?󰡓 하면서 수줍게 웃는 모습이 으스스한 초겨울의 추위마저 녹여준다.  


자매님들께서는 󰡒저희가 해드리는 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지요. 미약한 저희가 무슨 큰 일을 해서 남을 돕겠습니까? 저희 미약한 힘이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요󰡓라고 한다.


새로 세워진 광적성당 레지오 단원 자매님들도 오셔서 함께 봉사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우리는 빼지 말아요󰡓 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단체 사진 촬영을 하는데, 굳어있는 자매님들 표정을 밝게 하기 위해 최종삼 점자․안마 선생님께 기자가 농담 한마디 건넸다. 󰡒선생님, 눈 뜨세요󰡓 했더니, 선생님께서는 󰡒나 지금 뜨고 있는데요󰡓라고 받아주신 덕택에 한바탕 웃음 속에서 순조롭게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어떤 율법 교사가 예수님께 󰡒스승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 하자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율법에 쓰인 대로 하면 네가 살 것이다󰡓라고 이르셨다(루카 10,25~27).

이 사랑의 계명을 깊이 묵상하면서 작은 사랑일지라도 꾸준히 실천하겠다는 자매님들의 각오가 성모님의 겸손과 순명하는 품성을 닮은 것 같다.


취재에 협조해주신 양주 장애인협회 실장님과 맹인 재활교육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밝은 표정으로 힘든 일, 궂은 일 마다 않고 봉사하면서 헌신적 자세와 기쁨 가득한 모습으로 성모님 사업에 충실한 양주 백석성당 레지오 단원님들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_최태용․레오






1,49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