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선교사로 3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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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석 [saavedra] 쪽지 캡슐

2004-05-11 ㅣ No.390

벌써 선교를 갔다온지 만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1년을 넘게 본당발령 대기를 하면서 지난 시간들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동창신부님들과 나눈 이 글을 본당 신자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별로 자랑할 것이 못되지만, 그나마 신학교에 들어간 이후 가장 기쁜 시간들이었기에 용기를 내봅니다.  언제 끝나게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통해 바라는 것이 있다면, 선교라는 삶에 대한 우리 모두의 자각과 본당 홈페이지 활성화 입니다.

수유 1동 웹팀 화이팅 !

 

    

     남미에서 선교사로 3년

    

   돌아보면서

 

   '선교는 제 2의 성소'라고 한다.  하느님의 은총속에 사제품을 받고, 교구사제로서 지내다가 3년간이지만, 선교사로서 남미에서 보낸 시간은 더 많은 은총과 개인성숙의 좋은 시간이었다.  작년 6월에 3년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하여, 1년이 지나서 그 많은 시간들을 정리하자니, 좋은 추억과 함께 벅찬 감동이 느껴진다.  그동안 나름대로의 삶을 정리할 필요를 느끼면서도, 게으름과 나태함으로 미루다, 사목국의 요청과 필요성을 느껴 정리하고자 한다.  

   사실 특별히 훌륭하게 3년을 지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대로 그 시간들을 지낼수 있었던 것은 주위의 기도와 격려, 그리고 하느님의 도우심이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무엇을 한 것도 없고, 외적으로 드러난 아무것도 없지만, 분명 남미에서 선교사로서 지낸 3년은 나에게는 은총의 시간이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지난 3년을 정리하고자 한다.

 

 

   Ⅰ. 서울에서

 

   1994년 7월에 서품을 받고, 두 본당에서 보좌로서 2년씩 4년을 지내고, 1998년 11월 말에 선교사로서 발령을 받았다.  물론 개인적인 요청과 자발적인 선택이었다.  솔직히 당시에는 3년을 선교사로서 교구를 떠나 일하고 돌아온다 하더라도, 역시 보좌로 조금더 사목을 해야할 처지였다.  결코 교구에서 일하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하느님의 성소처럼 나에게 '선교'라는 성소가 찾아온 것 같다.  

   주위의 동료들을 통해 골롬반 외방 선교회가 '교구 지원사제 프로그램'을 통해 교구 사제들을 선교사로 받아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래서 선교라는 것을 1997년부터 생각하게 되었는데, 마침 송00 신부가 구체적으로 골롬반과 먼저 접촉을 하고, 함께 갈 동료를 찾았다.  가는 나라까지 칠레라고 이미 소개를 받은 상태였다.  

   그전부터 선교를 생각하고 있던 나로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벌써 나와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동료를 만난 것이 반가왔고, 일이 쉽게 풀리는 것 같았다.  그길로 골롬반과 접촉을 하였고, 김옥균주교님과 면담을 통하여 허락을 받았다.  그때가 1998년 5월쯤이었다.  이어서 본당신부님에게만 알리고 영어공부를 조금씩 시작했다.  

   선교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이고, 사제의 기본 사목이며 삶이라고 생각했다.  또 막연히 역사안에서 그리고 영화에서 보아온 선교사의 삶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멋진 일이라 생각되었다.  또한 짧지만, 3년의 시간이 우리교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Ⅱ. 돈암동 골롬반 선교회에서

 

   1998년 11월 말에 선교로 명을 받고, 12월초에 송신부와 함께 돈암동 골롬반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떠나기까지 6개월을 보냈다.  이곳에 있으면서, 선교사로서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선교사로서 필요한 것들을 교육받았다.  영어도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했다.  

   선교지가 칠레로 -스페인어 사용- 정해졌지만, 골롬반에서는 회원들과의 의사소통과 일치를 위해 영어공부하기를 요청했다.   서울에서 여러학원을 다니면서 영어를 5개월정도 했지만, 그리 큰 성과는 없었다. 그렇게 시급하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1999년 1월에는 거의 한달동안 선교사 학교에 다녔다.  선교회들이 외국에 파견되는 사제, 수녀, 평신도 선교사들을 교육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실시되었다.  반응은 좋았다.  다양한 주제와 경험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2주에 한번씩 생활면담과 여러 골롬반 신부님들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필요한 지식을 전해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에니어그램이나, 사목상담 교육, 내적 치유를 위한 피정등도 좋았다.  스페인어를 공부할 볼리비아의 코차밤바에 있는 메리놀 학원에는 한국을 떠나기 전에 수속을 마쳤다.  1999년 6월 10일 한국을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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