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운동 서명

생명은 거부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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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thghk] 쪽지 캡슐

1999-02-26 ㅣ No.7

- 소화생각 -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은 그리 길게 말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 누가 자신의 생명을 함부로 버릴 수 있으며, 남의 생명이라고 하여 쉽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동물이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을 죽이는 것을 보고 어리석고 잔인한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인 우리는,만물의 영장이며 지혜와 양심을 가지고 사는 우리는 너무도 어이없게도 더 많은 동족을 죽음으로 몰아 넣습니다.

동물간에 서로를 죽이는 것은 자신의 생명의 연장과 후손을 위한 자연적 본능이며 서로 싸운다고 하여 실제로 서로를 죽이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념이라는 그리고 국가적 이익이라는 명목하에 더 많은 인간을 죽이고 있습니다. 비단 전쟁뿐만이 아니라 사형또한 이에 동조하는 비 인간적 행위인 것입니다.

얼마나 바보 같습니까 동물보다도 못한 짓을 서슴없이 하는 우리의 모습이....

그 어느 누구의 짓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사형제도 입니다. 그것이 존재하는 한 우리 모두가 그 책임의 연대성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그 사회는 공동선과 질서를 필요로 합니다. 그를 통하여 우리는 더 많은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벌이란 한 사람을 그 공동체 안에서 축출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시 그 안으로 포용하기 위한 조치일 뿐입니다. 과거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보여주신 하느님의 법이 그러하듯이 그리고 신약의 예수님의 삶이 그러하듯이 진정한 죄에 대한 처벌과 용서는 인간에게 있는 것이 아닌 하느님의 정의와 자비에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지혜가 뛰어나고 문명이 발전한다고 하여도 인간은 결국 불완전함과 오류 속에 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불완전한 인간의 판단이 한 인간의 생명과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릴 자격이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것도 정의의 법률이라는 이름하에 자행되는 이 살인의 판단은 비단 인간 생명에 대한 경시일 뿐만 아니라 생명의 주관자이신 창조주께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라 할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사형제도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온 세계 모든 국가의 사형제도 또한 폐지되어야 합니다. 인간이 인간을 살해 할 때 우리는 과거 카인과 아벨의 상처와 아픔을 재현하고 살아갈 것이며,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보다 더 두려운 미래를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들의 죄는 사치와 방탕이었지만 지금 우리의 죄는 살인과 창조주께 대한 대항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사순시기입니다. 죄악에 빠져있던 인간들에게 하느님 사랑의 기쁨을 전하기 위하여 하느님 친히 세상에 내려오셔서 고통을 받으신 시기 입니다. 이제는 진정 우리가 죄인임을 고백하여야 합니다. 또한 우리의 죄에만 아파할 것이 아니라 우리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통과 아픔을 가슴아파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은 것은 2000년 전의 유대인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 아니 내 자신의 삶의 행위와 모습인 까닭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예수님은 십자가에 올라서서 고통을 받으실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도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뜻과는 너무도 멀리 있는 까닭입니다.

사형이라는 묵인된 죄악이 존재하는 한 나의 삶이 아무리 아름답고 평화로워도 결국 나는 살인자라는 죄목을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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