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게시판

[의덕/전례] 생각하는 글 - 400년 전의 편지

인쇄

윤석한 [yunsh] 쪽지 캡슐

1999-05-18 ㅣ No.231

비가 많이 오는군여...

오늘 같은 날엔

빗소리를 들으며 잠깐이나마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었음...

 

오늘의 묵상은...

끝없는 사랑..Endless Love임다...

 

이 편지는 작은 이야기 6월호에 실린 글로

조선 중기, 남편의 죽음을 슬퍼하며 쓴 아내의 편지임다...

 

남편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얼마나 사랑하였는지를 새록새록 느낄 수가 있을 검다...

저도 나중에 이런 편지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제 아내에게...아직 미혼임다...잘해 주리라 다시 다짐해 봄다...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가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10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