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성탄 밤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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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5-12-30 ㅣ No.493

 

12월 24일 성탄 밤 미사는 신학교 바로 아래에 있는 혜화동 성당으로 가서 참석을 했습니다. 방학 중이라 신학생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고, 그래서 오랜 만에 대축일 미사를 신자들과 함께 지내보기 위해서 그랬지요. 다른 본당과 마찬가지로 성당에 신자들이 꽉 찼더군요. 그 중에는 '계절마다 오는 신자'들이 꽤나 많았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신자들도 대환영이지요.

본당 연합 성가대의 성가가 아주 괜찮았습니다. 그만큼 연습을 열심히 한 덕분일 것입니다. 성가는 기도를 두 번 한 것이라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처럼, 미사 중에 성가가 아름다우면 신자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줘서 하느님이 그 안에 자리하실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전체적으로 이 날 밤의 미사는 아늑하고 안정적이면서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영성체 후에 깜짝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주임 신부님이 신자들 앞에서 나서서 성탄 준비로 수고한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나서, '팬 서비스' 차원에서 노래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주임 신부님과 보좌 신부님들, 본당 수녀님들, 신학생들 모두 제대 앞으로 나왔습니다. 머리에는 빨간 산타 모자나 동물 모형의 모자나 사슴 뿔 형태의 장식물을 하나씩 하고서 말입니다.

"겨울에 태어난 사랑스런 당신은..."으로 시작되는 오래 된 유행가를 패러디 해서 "겨울에 태어난 사랑스런 예수님은..."이라는 노래가 울려퍼지자 신자들의 분위기는 한 순간에 100m는 Up되는 것 같았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앵콜이 없을 수 없었지요. 신자들의 열화와 같은 "앵콜" 요청에 주임 신부님은 미리 예상했다는듯이 "앵콜 있습니다. 앵콜 있습니다."를 반복했습니다. 두 곡의 노래가 끝나가 신자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와 환호로 응답했습니다. 성탄의 기쁨이 온 성당에 차고 넘치는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본당 사목자들이 신자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따뜻함과 기쁨이 그 본당 공동체 뿐만 아니라 한국의 모든 본당 공동체에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가져보았습니다. 요즘처럼 우울하고 삭막한 상황에서 작은 기쁨과 따뜻함은 더욱 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손희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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