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성령 강림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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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2-05-18 ㅣ No.890

성령 강림 대축일(가해. 2002. 5. 19)

                                          제1독서 : 사도 2, 1 ∼ 11

                                          제2독서 : 1고린 12, 3b∼7. 12∼13

                                          복   음 : 요한 20, 19 ∼ 23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예수님, 용서할 수 있도록 오늘은 꼭 좀 도와주십시오.  저는 당신의 용서를 받고자 하면서도 이웃을 용서하려 않으니 당신께 용서를 청한다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죄에 물들었어도 당신께 돌아가면 틀림없이 받아주신다는 것을 저는 확신합니다.  허나 제가 용서해주어야 할 때는 얼굴이 굳어지고 맙니다.  주님, 도와주십시오.  부러진 갈대를 꺾지 말고 연기 나는 심지를 꺼버리지 않도록."(W.브레오)

  우리는 사랑과 용서를 말합니다.  그러나 막상 사랑해야 하고 용서해야 하는 순간에는 잘 되지 않고 어려워합니다.  아니 더 무관심해지고 더 미워하고 심하게 인격적인 모독도 서슴지 않습니다.

  "솜씨 좋은 나무꾼이 있었습니다.  그는 성능이 좋은 도끼 한 자루를 매우 귀중히 여겼습니다.  날마다 싱싱하게 물이 오른 나무를 베어내야만 했으므로 그에게는 날이 잘 선 도끼야말로 훌륭한 보물과도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보물처럼 아끼던 도끼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던 그는 이웃집 소년을 범인으로 지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웃집 소년의 태도가 어딘지 모르게 수상쩍었던 것입니다.  한번 그 소년에 대한 의심을 품기 시작하자, 그 소년의 태도가 어딘지 모르게 이상했습니다.  어쩌다가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그 소년은 허둥지둥 달아나는 것 같았으며 공연히 자기를 피해 다니는 것 같기만 했습니다.  '틀림없이 저 녀석 짓이야.  혼쭐을 내주어야겠군.'  이렇게 벼르고 있던 어느 날 나무꾼은 헛간을 청소하다가 우연히 잃어버렸던 도끼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웃집 소년을 보니 그 소년에게선 아무런 수상한 점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요모조모 뜯어보아도 소년은 천진난만하게만 보였습니다."

  우리는 생활하면서 누군가 잘못을 하면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기면 그 사람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도 우리가 마음대로 생각하고 상상해서 그 사람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하지도 않은 일을 한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 소문을 내어 그 사람을 힘들게 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혹시 지금 우리의 마음을 살펴보아 잘 알아보지도 않고 나쁘게 자신의 생각대로 나오는 대로 말하여 소문을 만들어 낸 적은 없는지 반성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협조자로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제1독서에서 두려움과 허탈함에 떨며 모여있던 신도들과 제자들에게 성령이 내리셨습니다.  그들의 마음은 성령으로 가득 찾고 성령이 시키는 대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증언합니다.  성령을 받음으로써 제자들은 두려움과 불안을 씻고, 구세주의 참 모습과 의미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 있게 예수님이 주님이시라고 자신 있게 세상에 외쳤습니다.  "예수는 주님이시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은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서 가능하다고 바오로 사도는 제2독서에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성령은 은총의 선물을 주시는 분이며, 성령은 여러 가지 선물을 주시는데 그것은 공동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은총의 선물을 주시는 분인 성령은 바로 예수님께서 보내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성령은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실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죄를 용서받았기에 우리에게 잘못하는 사람도 용서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인 오늘은 교회의 시대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이들의 모임입니다.  성령을 받은 우리가 성령의 도우심을 받으며 살아가는 시기입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사도들도 완벽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성령께서 함께 하고 계심을 믿었고 그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살았습니다. 우리도 성령께서 우리와 항상 함께 하고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사랑 받고 용서받았듯이 우리도 사랑하고 용서하는 생활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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