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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 [인연]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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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박 [ad1004] 쪽지 캡슐

2002-03-09 ㅣ No.3113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든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기어이 접어두고

 

가슴 저리게 환히 웃던, 잊을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

 

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 때문에 힘들어 하는 이들이 없기를 기도하며...

 

 

글로리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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