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성당 게시판

이젠 좋은글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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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flower1103] 쪽지 캡슐

2000-08-06 ㅣ No.468

     

    이젠 좋은느낌으로 만나고 싶어서 좋은 글 하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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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가을 햇살웃음을 잘 웃는 사람, 민들레 홀씨 바람 타듯이,

    생활은 품앗이로 마지못해 이어져도, 날개옷을 훔치려 선녀를

    기다리는 사람,

       슬픔 익는 지붕마다 흥건한 달빛 표정으로 열이레 밤하늘을

    닮은 사람, 모습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알고,

    그것들을 사랑하기에 너무 작은 자신을 슬퍼하는 사람,

       모든 목숨은 아무리 하찮아도 제게 알맞은 이름과 사연을

    지니게 마련인 줄 아는 사람, 세상사 모두는 순리 아닌 게

    없다고 믿는 사람,

       몇 해 더 살아도 덜 살아도 결국에는 잃는 것 얻는 것에

    별차이 없는 줄을 아는 사람, 감동 받지 못하는 시 한 편도

    희고 붉고 피톨 섞인 눈물로 쓰인 줄을 아는 사람,

       커다란 것의 근원일수록 작다고 믿어 작은 것을 아끼는 사람,

    인생에 대한 모든 질문도 해답도 자기 자신에게 던져서

    받아 내는 사람,

       자유로워지려고 덜 가지려 애쓰는 사람, 맨살에서 늘 시골집

    저녁 연기 내음이 나는 사람, 모름지기 이런 사람이야말로

    연인 삼을 만하다 할지어다.

 

           - 유안진님의 <자격>이라는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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