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동성당 게시판

그리움...그리움...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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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hopegirl] 쪽지 캡슐

2000-03-29 ㅣ No.1752

언제부터인지 ’그리움’이라는 말의 뜻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그리움.....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더군요...

무작정 보고싶고,슬펐어요...

’영원히 못보면 어떻하나?’ 하는 생각이 저를 두렵게 만들더군요...

아니, 잊어버릴까봐 두려웠지요.

그래서 힘들지라두 매일 생각하려고 애썼답니다.

생각하다 눈물을 참을수 없으면 기도 했어요.

 

"주님, 제가 죄를 많이 지어서 지옥에 가더라도

꼬~옥 만나게 해주세요.

한 번이라도 만나서 안아준 후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해요....보고 싶었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약속 못 지켜서 미안하다고...

주님, 그 때까지 그 아이가 외롭지 않도록 따스히 안아 주세요....

이제는 정말 맑은 웃음을 지을수 있도록 도와주세요...아픔같은 것은 느낄 수 없도록..

거기에는 분명히 ’병원’이란 곳이 필요 없을 거예요...그죠?...

믿을께요...하느님..."

 

두번째 ’그리움’은 아주 천천히 다가왔어요...

미움에서 증오로....증오에서 아픔으로...아픔에서 사랑으로....사랑에서 기다림으로..기다림에서 그리움으로....

이번에는 1초도 멀리가지 않고 제 곁에 있었어요...

’그리움’은 절 너무 좋아 했어요....

지쳐서 쓰러져도 혼자 일어서야 했어요..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거든요...그 사람을 그리워 한다는 사실을....

아니,내가 그 사람을 미워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어요...내 맘이 실수하는 거라고 믿고 싶었어요.

결국은 다른 것으로 ’그리움’을 띄어내야만 했어요...

다행히 저의 대사는 아픔을 조용히 치료해 주었어요..

 

"엄니....

 엄니! 아이고 엄니,불났어!

 나와요.....뭘 한다우?

 아이구! 울 엄니 불에 타 죽네 왜 소리도 없어?...

 그려! 내가 불 질렀서라우..

 엄니 병 꼬슬라버리라고..

 엄니 병 나서라고, 태워 번지고 나서라고!

 아이고 엄니,내가 잘못했어! 어서 나오시오..

 나하고 삽시다. 내가 모실팅게 어서 나오시오...

 뭘 하고 있디야?....

 엄니....엄니....엄니..."

 

 대사를 하기 위해서...그리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멀리 있는 집과 타고 있는 엄니를 상상하며 손을 내밀때는 손 끝에 항상 그리움의 대상이 느껴졌어요....

왼쪽 가슴이 너무도 아팠왔어요.....

그래도 이런 식으로... 아무도 모르게....

혼자 ’그리움’에 무뎌가는 연습을 시작했지요...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그냥 ’피식’ 웃고 넘길 수 있었으니까....

요즘은 아주 가끔 보고파요....

혼자라고 느껴질 때....

엄마 얼굴 보고 있을 때.....

집에 돌아올 때....

 

요즘은 다른 ’그리움’이 찾아와서 같이 놀고 있어요.

그런데 요번 ’그리움’은....

항상 ’행복’과 같이 다니는 것 같아요.

처음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그리워하고 기다리죠..

기다릴 수 있기에....

막연한 그리움이 아니거든요...

이제는 남들이 말하는 그 ’그리움’이 저에게 왔거든요...헤~~~

어쩌면 혼자 기다리다가 끝날 수도 있지만...

아니, 그럴 것 같아요....

그래두 저번 것들보다는 쉬워서 다행이예요..

 

그런데.....

왜 눈물이 흘르는 걸까요.....

아직도 더 많은 연습이 필요 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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