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우리들의 첫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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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 [kimhj0727] 쪽지 캡슐

2000-07-24 ㅣ No.6138

안녕하세요.

지난 주 까지 면목동 성당 신자 였는데 이제 면목4동 성당 신자가 됐네요

지난 18일 주임 신부님이 오신다고 해서 환영하러 갔지요 담장 사이로 성당? 안을 들여다 보았지요 아무 것도 없는 공터 이걸 어쩌나?

신부님이 오시고 그날 저녁 몇몇이 모여 대책 회의를 열고..........어느 교우분이 비어 있는 이층을 내어 주셔서 이튿날, 쓸고 닦고 칠하고 장판 깔고 폐품 주서다가 독서대 만들고 주인집 식탁 갖다 놓고 제대 만들고 이 무더운 여름 선풍기도 없이........

 

20일 새벽 6시 평일 첫 미사를 올렸습니다

성당에 가면 감실이 있어서 성체께 조배 드리고 묵상하여야 하는데 빨간 불이 켜진 감실이 없어서 영 허전했습니다  바닥에 앉아서 미사 드렸습니다 초기 그리스도 공동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마음이 너무 절실하면 오히려 머리가 텅비나 봅니다

미사 끝에 성전 건립기도를 바치는데 줄줄이 외우던 기도문이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이럴 수가 정말이지 이럴 수가 해설자도 신자들도 모두 눈시울이 떠거웠습니다

 

어제 22일 비가 많이 왔어요

조그만 천막 하나 쳐놓은 성당 마당은 진흙탕이 되었겠지? 날마다회의, 날마다 남의 성당 가서 안쓰는것 주서오기 23일 교중미사겸 첫미사.

제대도 없고 비는 오고 오죽하면 차라리 비가 펑펑 쏟아져서 주민들에게 처참한 모습이나 되자고 했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비는 오지 않았고 더운데 다들 시원한 에어콘 있는 이전 성당 으로 미사 간다는 교우들 설득해서 모여진 교중미사 잘 드렸습니다

한 자매님이 축하 한다고 하는데 이 흙바닥을 밟고 서서 감실도 제대도 없는 이 성당을 보고 축하란 말이 거리 쉽게 나올가? 마음이 쓸쓸했어요

 

면목성당 사목위원님들께 부탁 드립니다.

또 분가 시킬 일이 있을겁니다 이렇게 맨 바닥에 내 보내지 말아 주십시오 레지오 마리애도 분가하면 제대며 갖추어서 분가 시키지 않습니까? 다 갖추지는 못해도 모양세는 갖추어 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새로 오신 신부님은 저희가 잘 모실 겁니다 그러나 상처 입은 저희 교우들의 마음은 누가 어떻게 위로해 줍니까? 신부님이 결정하신 일이라고 뒤로 책임 회피 하지 마세요

시원한 에어콘이 있는 성당을 찾아 미사 참석하려는 우리 4동성당 신자들 아직은 많을 겁니다

예비자들 어떻게 모집합니까? 이렇게 허술한데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데 다같이 기도하고 다같이 헌금하고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가 성의껏 했는데 누구는 에어콘 누구는 퇴약볕 .......

어느 할머니는 미사 드리는 저희의 모습을 보고 우시고 가셨어요 미사 드릴 제대가 헌 책상에 흰 천을 씌워서 ........

말이나 됩니까?

아무턴 그렇게 해서 한 주간이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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