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기름진 도시성당, 개털 시골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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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원 [nicola] 쪽지 캡슐

1999-05-10 ㅣ No.126

저는 80년대 후반 어느 주교좌 본당의 초등부 주일학교 교감을 한적이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더군요. 제 능력이요? 아니요. 초등부 주일학교의 예산이 왠만한 시골성당 1년 예산보다 훨씬 더 많더군요. 10년이 지난 현재도 바뀐것은 별로 없습니다. 어느성당은 예산이 부족해서 덜덜 떨며 주일미사를 드리고 본당신부님은 폐차 직전의 중고차를 몰고 공소를 다니시고 어느 본당은 에어콘에 히터에 본당신부님은 매일 술마시고 골프치고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제가 그렇다고 공산주의 식으로 모든 본당이 똑같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우리의 입장이 아닌 하느님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것은 뭔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된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제가 시골본당 신자냐고요. 아니요 저는 도시본당의 신자입니다.

얼마전 미리내 성지를 다녀 왔습니다. 다른 성지는 여러번 갔었는데 미리내성지는 처음이었습니다. 참 잘 만들어 놨더군요. 그 드넓은 공간에 부조로 만들어 놓은 십자가의길(묵주기도의 길인가?) 기념관, 조경 좋긴 좋은데 어딘가 하느님의 냄새가 나질 않고 세상의 냄새가 나니 어쩐 일이지요. 성지순례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예산이 풍족한가 봐요.

우리모두 주위를 한번 둘러 봅시다. 하루 세끼를 때우기가 어려워 고민하는 사람들이

널려 있어요. 교사들 불고기사주고, 나이트클럽 데려가고, 성지 치장하고 다 좋습니다. 하지만 우리본당은 부자동네 들어선 본당이니까, 우리 성지는 유명해서 신자들이 항상 바글바글 하니까 풍족하게 쓰는데 누가 말려 하신다면 그곳은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곳이라고 감히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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