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희망을 끌어올리는 월곡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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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3-10-23 ㅣ No.2951

결론

 

청년 사목은 힘든 사목입니다. 개인적인 성향도 강하고 열정도 있지만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데 어려워하고 자신의 능력을 너무 믿기에 자주 한계와 좌절을 느끼는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중고등부와는 달리 청년은 사목자와 청년 스스로가 노력한 만큼 결실을 거둘 수 있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 월곡동 청년들에게 주어진 현실이 너무나 큰 장벽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목자가 아무리 장대를 길게 만들어 그 장벽을 넘어 보려 애쓰지만 장대는 언제나 부러지기만 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부러진 장대를 붙들고 울 수만도 없는 일 아닙니까? 그래서 사제는 다시 일어나 부러진 장대를 테이프로 붙여 다시 일어서야 되지 않을까? 사제의 양심을 걸고 사도 바오로처럼 달릴 때까지 다 달렸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사제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청년 사목의 문제점을 좀 더 심도있게 원인분석하지 못했음을 충분히 인지하면서 많은 시간 혼자 고민도 많이 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부족한 점이 많음을 인정합니다. 따라서 제가 제시하는 문제점과 그 대안, 앞으로 나아갈 방향 제시 역시 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어떤 분의 이야기처럼 타 본당과 비교가 되기 때문에 극히 저 혼자만의 이상을 펼쳐 놓은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곳 월곡동 청년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3여년 동안의 경험을 삼아 충분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앞으로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혹시 그동안 연재했던 청년 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읽으시고 마음이 불편하신 분들도 계실꺼라 생각됩니다. 다소 부정적인 견지에서 쓴 내용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원래 그렇게 부정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아주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 내용은 부정적이었는지 모르지만 실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부정을 통해 희망과 잠재력을 끌어내고자 했던 것이 제 의도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쓴소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름대로 조심스럽게 썼습니다. 또 솔직히 쓴소리보다는 애정이 담긴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제 입장에서 애정이 없었다면 이러한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혹시 그동안 제가 개진했던 이야기들에 동조를 하신다면 적극 후원(여기서의 후원은 말로만의 후원이 아닙니다)해 주시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틀렸다면 겸허히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몰랐다고 칩시다. 활성화에 대해서 몰랐다면 이제 알았으니 함께 노력을 해야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결과는 보지 맙시다. 그럼 사회사람들처럼 똑같이 성과주의에 젖게 됩니다.

 

청년들이 본당을 살리기 위해 함께 땀흘리고 노력하는 모습! 그 자체가 아름답고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제 확신은 노력의 흔적이 있는 곳에 분명 주님께서 함께 하시고 도와 주신다는 겁니다.

우리의 모든 노력은 우리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살아 계신 성령께서 해 주시는 부분입니다. 항상 기도하는 마음으로 둘이나 셋이 모이면 그 안에 분명 청년 예수가 있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사제의 넋두리와 몸부림을 애써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의견을 제시해 주고, 제게 힘을 실어주고 격려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여러분들 모두를 정말 사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랑할 것입니다. 이 사랑이 식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제 몫이 아니라,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본당 청년의 활성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모든 청년들께 격려와 힘찬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희망을 희망인 채 묻어두기보다는 희망을 끌어올리는 청년들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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