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디도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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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 공간에 그렇게 계신분이 어느날인가 안 보이십니다.
떠난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새 신부님이 그 자리에서 인사를 하더군요.
’제 인상 어떤가요?’
순간 전 크게 도리질하며 외쳤지요.
-안좋아요.-
기실 멀리 있어 그 분이 어찌 생겼는지 어떤 분위기의 어느분이신지 알 수
없었으나 계셔야 할 곳에 익숙한 얼굴이 아님에 도리질을 했는가 봅니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 멀리서만 뵈었지만 가신 빈 공간이 무척 아쉬움에 바람이 찼습니다.
익숙해진다는 거!
’어린왕자’에서 여우는 그것을 -길들여진다-는 거라 하더군요.
무작정 여우와 친해지려 한 어린왕자에게 여우는 그럴 수 없다고 했고, 어린왕자가 그
이유를 묻자 길들여 져야만 가능한 것을 친해지는 것의 우선 조건으로 말했지요.
그리고 길들여진다는 건 익숙해진다는 거라고 여우는 말을 합니다.
그래요 전 그 자리 그 얼굴 그 목소리 그 제스츄어에 길들여졌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신부님 아마 전 오래동안 지 신부님에게 투정아닌 투정의 눈길을 보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지신부님때문이 아닌 신부님 때문일겝니다.
예전에 신부님께서 예수님이 여러분에게 보낸 편지라고 강론을 편지로 대신 하신적
이 있습니다. 그 때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지금도 삶이 버거울 때 그 강론을
떠 올립니다.
네가 힘들때 기분좋은 미풍의 바람을 보내 널 위로 했고.... 따스한 햇살을 비추워
주었고....
신부님 어디에 계시든 건강하세요. 삶은 돌고 도는 거라하니 길거리 어딘가에서
또 만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신부님이 절 알아보실지 모르겠네요. 상관 없어요.
제가 아는 척 하면 될일이니까요. 삼년동안 같은 공간 같은 사건을 겪은 우리잖아요.
신부님 어느 하늘아래 계시든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