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2014년 4월 세나뚜스 지도신부님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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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hp] 쪽지 캡슐

2014-06-13 ㅣ No.210

 

부활시기를 보내며

손희송 신부님

 

찬미 예수님!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 각자 맡은 레지오 단체와 함께 하시길 빕니다.

올해는 부활의 기쁨보다는 성주간에 일어났던 세월호 참사로 마음이 무거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성 금요일을 넘지 못하고 그냥 머무르고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참사를 당한 분들에게는 어떠한 인간적인 위로도 와 닿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실종자 피해자 가족들의 아픔과 슬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고 하느님의 위로의 손길이 아니라면 위로가 안 되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기도 중에 그분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청하고 성모님께 전구하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신 아들의 비참한 십자가 죽음을 보시면서 고통을 당하셨던 성모님의 고통이 피해자들의 고통과 합치될 수 있을 것이고 우리가 성모님께 더욱 전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수원교구 안산 지역 신자 분들이 피해를 많이 보셨는데 다른 교구 분들도 많은 기도를 보태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인간의 욕심, 태만 때문에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다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신자들의 입장에서는 분노만이 아니라 다른 것들도 많이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그러한 지옥 같은 상황 중에서도 신자인 인솔 교사 한 분이 본인은 살아나올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구명조끼를 제자들에게 나누어주느라 목숨을 잃은 것이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분의 부모님 이야기로는 본인이 살아나왔다 하더라도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도저히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하며, 참사 소식을 듣는 순간에 아마도 내 아들은 실종자들과 함께 있느라 나오지 못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어려운 순간에 희생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레지오 단원으로서 신자로서 평소에 희생하는 작은 삶을 연습할 수 있어야 어려운 때 필요한 희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삼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런 현장에 남인철 선생님 같은 분이 계셨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고 어려움 속에 하느님께서 실종자들과 함께 계셨다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선장이나 책임자들을 문책합니다만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런 것은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동안 우리가 살아왔던 그 결과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더 많은 화물과 승객을 싣기 위하여 선박을 개조했고, 위험이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항해를 강행했다는 것을 볼 때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자리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각자 자기의 위치에서 자기의 책임을 다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만큼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다시 이야기 하면 돈 욕심 때문에 원칙을 버리고 자기 자신만 지키려한다면 이번 사고와 같이 큰 참사로 이어지고, 큰 참사가 그러한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서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토마스 사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면서 의심을 뛰어 넘어 굳건한 신앙인으로 변하는 내용이 나오고,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배반했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면서 예수님의 용감한 선포자가 됩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큰 슬픔에 잠겨 있다가 예수님을 만나고 기뻐서 예수님의 부활을 전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제자들의 부활과 새로운 삶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 역시 부활을 믿는 사람들이라면 뭔가 달라져야 하며 새롭게 변화의 길로 가야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머리로만 믿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써 부활을 증거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신자들 특히 레지오 단원들의 사명이 이번 사건을 보면서 크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큰 사건이 일어나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따지고 그 사람에게 돌을 던져 해결하려고 합니다만 사회가 이렇게 된 데에는 우리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먼저 달라져야겠다는 결심을,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 것처럼 부활의 증인이 되어서 교회가 달라지고 사회가 달라지는데 일조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총이 여러분 각자에게 이 어두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은총을 주시기를 청하고, 그 은총으로 우리가 변화된 사람으로서 살 수 있도록 주님께 청하고 성모님께 전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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