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오늘 하루를 거울삼아

인쇄

한도청 [fel777] 쪽지 캡슐

2000-08-02 ㅣ No.3348

그동안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이용을 못햇는데

몇 개월만에 처음으로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되서 기쁨니다.

 

먼저 관리자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마음이 심란한 관계로 오늘 하루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야 할거 같습니다.

 

오늘은 왠지 시원섭섭한 날이었다.

아버지와 같이 하던 일을 난 오늘로써 마지막으로 하는 날이어서 기쁘긴 했지만 오늘 기분 좋게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버진 지금까지 일하는 동안 내가 힘들어 하는게 안쓰러웠는지 오늘까지만 도와달라고 하셨다.

그동안 아버지를 도와 집수리를 같이했다. 아니 넘 힘들어 집 개조에 가까웠다

원래 아버지는 따로 하는일이 있지만 지금 세 놓은 곳이 세입자가 나가는 바람에 우리 가족이 그곳으로 이사를 가기위해 거의 허물어 질것같은 그런 곳을 개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도 하시는 일을 잠시 미루고 집 수리에 매달리는거라서 하루동안 하는 일이 넘 많앗다. 아무래도 빨리 일을 다 마치고 아버지도 원래 하시는 일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앗다.

아버지와 같이 일을 한지 10일이 되는 오늘은 넘 날씨도 덥고 짜증이 나는 날이었다.

더구나 그동안 쌓인 피로에 더욱 더 몸이 무거웠다. 매일 매일 시멘트를 온몸에 뒤집어 쓰고 무거운 벽돌에 삽질까지 게다가 심부름도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더욱 더 하루가 길고 힘들었다.

나도 힘든만큼 아버지도 나이가 잇으시니 더 힘들꺼란걸 알면서도 왜 그리 짜증이 났는지

 

솔직히 일을 하고 싶진 않앗다. 하지만 내가 아니면 도울사람이 없엇다. 치사하게 내 몸 편하고자 아버지가 고생하시는 것을 보고만 있을순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하루하루가 더할수록 난 불만이 커져갔다.

마음은 늘 그래선 안되야한다는걸 알면서도 몸이 고달퍼서 그런지 인상만 찌뿌리게 됐다.

오늘은 더욱 더 그러했다. 오늘만 일하면 나는 일을 안해도 된다는 생각에 하는일마다 짜증이 났던 것이다.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바보같이 바보같이. 몸도 지쳐있었기에 마음을 통제할수 없었던 것일까? 난 하루하루가 더할수록 지쳐갔지만 하지만 아버진 달랐다. 일하면서 난 아버지의 체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의 나이를 생각하면 힘들어 하실텐데 별 내색을 하지 않으셨다. 그런데 오늘은 넘 피곤하시다면서도 일을 악착같이 하시는 아버지를 보고 참 지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진 이런 날엔 하루쯤 쉬자고 하면 안되나 하는 생각이 수없이 스쳐 지나갔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늦게 까지 일을 했다. 난 체력이 바닥상태에 이르러서 앉아서 졸기만 했다. 아버지 그래도 계속 일을 하셨다. 오늘은 아버지께서 피곤하시다고 하셔서 일찍 끝날걸로 기대했던 나에겐 더욱 이해할수 없는 일이엇다.

결국 오늘은 넘 많은 짜증을 내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너무도 큰 실수를 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지금 졸고 계신 아버지를 보니 내가 넘 부끄러워 졌다.

매일 마다 술 심부름을 여러번 시키시는 아버지 땜에 화를 많이 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나를 위한 일이엇다는 걸 깨달았다.

나이가 많으신 아버지도 넘 힘드셨던 것이다. 그러면서 내색을 하면 내가 더 힘들까봐 내색도 않고 일을 하셨던 것이다. 힘든 일을 견디기 위해 술로 술 기운으로 일을 해오셨던 것이다. 아버지가 일을 못하시면 내가 그만큼 할 일이 많아지니 아버진 술을 마셔가면서 술 기운으로 내가 할 일도 덜어주셨던 것이다. 넘 넘 부끄럽다. 내가 왜 그랫을까?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버진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잇는지 아실까? 그저 투정만 하는 아들로 나를 생각하실테지.......

죄송해요 아버지 진심으로.............

언젠가 부모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결혼을 해야 부모 맘을 안다고....

그래 나도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으면 우리 아버지처럼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그런 아버지가 되겠지?

 

오늘 한 내 행동에 후회를 느끼며 앞으론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이제라도 다시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오늘같은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지......

다시는 ...........

 

마지막으로 부모님께 한 말씀 드리고 싶다.

부모님 기대에 저버리지 않는 자식이 될께요

한번도 말로 하지못한 말입니다.

언젠간 오늘처럼 글이 아니라 말로 전해 드릴께요

부모님 사랑합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니 영원히 변치 않도록................

 



5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