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동반자로서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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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1동성당 [suyu1] 쪽지 캡슐

2006-01-18 ㅣ No.496

 

 

한 사부가 말했다.
"기도 하지 않고는 아무 일도 하지 마시오.
그러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요."

그저 무턱대고 일에 착수했을 때, 우리는 실제로 무엇이 본질적인 것인지 모를 때가 많다. 우리는 우리의 에너지를 이런저런 계획에 꼭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가치 있는 일인지 여부를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돕지만 그 사람이 그 시간에 실제로 다른 것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데 대해서는 전혀 느끼지 못한다. 어쩌면 그에게는 자신의 진실과 대면할 수 있게 해주는 침묵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우리는 우리를 해치는 것을 얻으려 몰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부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행동하지 않도록 기도가 우리를 지켜준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모든 활동을 기도로 뒷받침하면 그 활동들은 복을 가져다 줄것이다. 그리고 기도가 우리의 모든 행동을 동반하면 우리는 행운의 손길을 얻게 될 것이다. 기도는 또한 우리의 내적 자세를 바꾸어준다. 내가 나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일할 때, 나는 내 행동의 위험성을 못보고 넘어간다. 나는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하는 일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기도는 나의 동기를 순화시키고 그럼으로써 내 행동을 좀더 효과적이고 깨끗하게 만든다. 나는 맹목적으로 내 일에 무모하게 달려들지 않을 것이며, 다만 하느님으로부터 무엇이 중요하고 내가 그 일을 어떻게 완성해야 하는지 판단받을 것이다. 말하자면 기도는 내 행동들이 잘되고, 그럼으로써 나 자신과 다른 많은 이들에게 축복의 원천이 되게 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다.

안셀름 그륀, <사막을 톻한 생명의 길>, 성서와 함께, 65-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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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시청 지역에서 안테나를 세우면 텔레비젼 화면이 또렷하게 나옵니다. 반대로 안테나를 세우지 않으면 화면이 흐릿하고 이리 저리 흔들립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도를 통해 우리 삶의 '안테나'를 하느님께 둘 때 비로소 우리 삶의 '화면'이 선명해져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또 피해야 할 것이 어떤 것인지를 식별하게 되고, 생활의 질서가 잡히게 됩니다.

삶이 뒤죽박죽인 것 같다고요? 당장 오늘부터 기도하세요. 집안 어느 한켠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가톨릭 기도서>를 찾아서, 거기에 담겨 있는 '아침 기도'를 바치고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자기 전에도 기도서에 나와 있는 '저녁 기도'를 바치십시요. 그렇게 한 달만 지내보고, 자신의 삶을 되돌이켜 보세요. 분명히 달라진 점이 있을 것입니다.

기도는 신앙 생활의 호흡입니다. 숨을 쉬지 않으면 생명이 끊기듯이 기도하지 않으면, 신앙은 서서히 시들어서 말라 죽을 것입니다. 기도할 때 신앙에 생기와 활력이 찾아올 것입니다. 기도로써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도 기도하셨습니다!/ 손희송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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