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외조부님의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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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욱 [austin89] 쪽지 캡슐

2000-02-03 ㅣ No.450

오늘 저는 외조부님을 뵙고 왔습니다.

외조부님은 당뇨와 노환으로

이제는 더이상 의식이 없으신 상태였습니다.

또한 의사의 진단도

이제는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것이었지요.

 

외조모님께서는 약한달전에

외조부님께서 말씀하신 유언을 들려 주셨습니다.

 

"억지로 나를 살리려 하지 말아라.

그리고 나를 고향에서 생을 마칠 수 있게 해달라.

또한 장례는 천주교식으로 해 달라.

그리고 나를 아버님의 옆에서 쉬게 해 달라"

 

외조부님의 유언은 제게 뜨거운 느낌(?)을 갖게 했습니다.

 

외조부님은 종교에 대해서는

자유주의자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종을 앞둔 외조부님의 말씀은

죽어서라도 하느님의 곁에서 쉬고 싶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주님의 품이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그런 말씀이셨습니다.

 

외조부님께서는 내일 백령도로 귀향하십니다.

생을 마칠 자리를 유언에 따라

고향인 백령도로 마지막 생의 자리를 옮기는 것입니다.

저도 다음주에는 백령도로

외조부님의 마지막 생의 길을 배웅갈 것입니다.

 

아마 당분간은 외조부님의 유언이

내 가슴에 메아리치겠지요.

 

"장례는 천주교식으로 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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