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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이 우리에게 남기신 소중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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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표 [kunpyo4243] 쪽지 캡슐

2006-08-31 ㅣ No.5429

신부님이 우리에게 남기신 소중한 것.

                     글/신건표 바오로씀


올 여름은 유난히도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도 힘들게도 하였고 열대야로 잠 못 이루게 했던

여름도 끝나가고 있는 지금 우리 곁에 머물러 주셨던 이성운 미카엘 신부님이 노원 성당

으로 가신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아름답고 소중한 만남으로 기뻐하고 이별 앞에 당황하고 슬픔과

아쉬움으로 가슴아파합니다.

아름다운 꽃과 소중한 시간들을 잡아둘수 없듯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도 언제나

예견되어 있어 슬프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해야만 합니다.

잠시 우리 곁에 아름다운 향기로 피어있다 우리 곁을 떠나는 아름다운 꽃들과 모든 자연의

섭리처럼 이성운 미카엘 신부님도 우리 모두에게 아름답게 머물다 떠나가십니다.

꽃이 진 후에도 향기는 우리 곁에 오래도록 남아있듯이 신부님의 아름다운 향기는 우리 곁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입니다.

아쉬운 마음이야 이루 말로다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은 서운함이 며칠을 두고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꽃이 우리 곁을 떠나면서 다음해를 기약하며 아쉬운 이별을 하듯 신부님도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기에 웃으면서 보내드릴 마음에 준비를 하여봅니다.

처음 우리 곁에 군종 신부님으로 계시다 오신다는 말을 듣고 조금은 딱딱한 신부님 이시겠구

나 생각했던 추측들이 짧은 시간 속에 잘못된 억측이었음을 지금도 생각게 합니다.

언제나 포근하고 따스한 웃음 띤 얼굴로 한발더 가까이 우리 곁에 다가오시려고 애쓰시던 모습

이 눈에 선합니다.

언제나 한 사람 한 사람 빼놓지 않으시고 손을 잡고 안부 인사를 건네주시던 신부님.

말씀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따스함을 전해 주시던 신부님 이셨습니다.

누구보다 나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따스함을 보여주셔 신부님의 손이라도 한 번 더

잡아보려 다가서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게 보여 가슴뭉쿨했던

시간들도 많았습니다.

신부님이 남겨주신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모두가 한결같이

신부님의 저녁9시 강복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우리 하계동 신자 어느 가정 어디에서나 저녁 9시가 되면 모두가 하던 일 멈추고 성스런

신부님의 강복을 받았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온 가족이 모여앉아 신부님의 강복을 받고 기도하는 소중한

시간을 습관처럼 가질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보다 더한 축복이 어디 있으며 그 보다 큰 선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젠 아이들이 먼저 아빠! 엄마! 강복 받을 시간 이예요. 하며 준비합니다.

이 일은 가정에 커다란 축복으로 남아 있습니다.

벌써부터 아이들은 걱정을 합니다.

"아빠, 신부님이 다른 데로 가시면 이제 우리는 강복을 받을 수 없겠네요?"

나 역시 잠시 걱정스런 얼굴이 되었지만 곧바로 웃음진 얼굴로 자신 있게 말해주었습니다.

"신부님이 어디에 계시던 저녁 9시면 우리 모두를 위해 강복을 하여주실 거라고. 주님이 어느

나라 어느 성당 주님이 아니시듯 신부님도 이 세상 모든 신자들을 위하여 그 시간이 되면

변함없이 강복해 주실 거라고" 힘차게 말할 수 있었고 내 자신 틀린 말이 아님을 알고 저

또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렇듯 소중한 선물을 안겨주신, 우리 모두를 한 마음으로 모아 주신 훌륭하신 신부님이

어디를 가시던 저녁 9시면 우리 하계동 신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지금처럼 변함없이 신부님

의 강복을 앞으로도 계속 받을 것입니다.

이 한 가지 사실만 보더라도 신부님은 우리 곁을 떠나시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하시리라 굳게 믿어 봅니다.

신부님께서도 저녁 9시가 되면 계시는 성당의 신자들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우리의 형제자매에게 똑같이 강복을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주님이 우리 모두의 주님이듯이 신부님도 어느 곳에 얽매이는 신부님이 아닌 우리 모든 신자들

의 신부님이시기에 우리들은 웃으면서 더 많은 신자들과 함께 하시며 사랑을 베푸실 수 있도

록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무척이나 무더웠던 여름 노약자들을 위하여 시급히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주시고 주님의

성전을 보수하여 멋진 교리 실을 만들어 주신 신부님.

궂은일 마다않고 손수 비지땀 흘리시며 작업복을 입고 고생하시는 신부님을 바라보며

부끄러운 마음과 죄스런 마음으로 보내야만 했던 나날들이 있었습니다.

미약한 힘이나마 달려가서 도울 수 없었던 우리들의 용기 없는 마음에 항상 마음은 답답하고

숨고 싶었던 마음을 이렇게 글로써 고백하여봅니다.

신부님의 작업복에 땀 흘리시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참여하지 못해 마음으로 부끄러워만 했을

용기내지 못한 많은 신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신부님께서 헤아려 주시길 빌어봅니다.

함께 힘을 모아 주지 않은 신자들에게 조금은 섭섭해 하셨을 신부님을 생각하면 더욱 죄스런

마음에 마음한켠이 아려옵니다.

신부님이 우리에게 남겨 주신 땀과 사랑과 마음을 갚을 길은 우리 모든 신자들은 더욱더

열심히 참회하고 기도하며 주님 앞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마음의 자세만이 신부님도 주님도

기뻐하시리라 굳게 믿어봅니다.

이성운 미카엘 신부님과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들 하계동 성당 모든 신자는 신부님께서 남겨

주신 소중한 선물들과 함께 오래도록 신부님의 향기를 잊지 않고 마음에 깊이 간직할 것입니다

신부님께서 어디에 가 계시든 언제나 영육 간에 건강하시고 주님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들이

되시길 하계동 모든 신자들은 간절히 기도드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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