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성당 게시판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4..

인쇄

강성민 [kangsm5] 쪽지 캡슐

2008-05-18 ㅣ No.2762

<20080518>


    다시 드리는 기도/이해인 주님, 지금껏 살아 오면서 당신께는 무엇이든지 그저 달라고만 조르며 요구가 많았습니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종종 즉흥적으로 해 놓고는 스스로 부담스러워한 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아니 계시다고 외면해 버리기엔 너무도 가까운 곳에서 저를 부르시는 주님 아직도 기도를 모르는 채 기도하고 있는 저를 내치지 않고 기다려 주시는 주님 이제 많은 말은 접어 두고 오직 당신의 이름만을 끊임없이 부르렵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의 후렴처럼 언제라도 쉽게 기억되는 당신의 그 이름이 저에겐 가장 단순하고 아름다운 기도의 말이 되게 하십시오 바쁜 일손을 멈추고 잠시 하늘의 빛을 끌어내려 감사하고 싶을 때 일상의 밭에 묻혀 있는 기쁨의 보석들을 캐어 내어 당신을 찬미하고 싶을 때 새로운 노래를 부르듯이 당신을 부르렵니다 사소한 일로 짜증을 내고 싶거나 남을 미워하는 마음이 싹틀 때 여럿이 모여 남을 험담하는 자리에서 선뜻 화제를 돌릴 용기가 부족하여 나직이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마음을 깨끗이 하렵니다 주님, 제 삶의 자리에서 누구도 대신 울어 줄 수 없는 슬픔과 혼자서만 감당해야 할 몫의 아픔들을 원망보다는 유순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더 깊이 고독할 줄 알게 해 주십시오 당신이 계시기에 고독 또한 저를 키우는 산이 됩니다 앞으로 살아 갈 모든 날에도 끝없이 불러야 할 당신의 이름 그 이름을 부르며 깊디깊은 마음의 샘에서 줄기차게 끌어올리는 신뢰와 사랑이 당신께 드리는 제 기도의 시작이요 완성이오니 주님 이렇게 다시 드리는 저를 다시 받아 주십시오 - 수녀 이해인 님 "시간의 얼굴" 중에서-


11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