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잡 생각

인쇄

최향숙 [joanchoi] 쪽지 캡슐

2002-02-18 ㅣ No.3438

오늘 어쩌자구 이렇게 잡 스런 생각이 많은가?
짧지 않은 세월을 살아 온 많은 사진들을 정리 한 탓일런지.

 

내 돐 사진속의 난 그저 예쁜 아기로 달랑 한 장의 돈을 쥐고도  웃고 있는데 지금의 난?
 
가정적이지 못한 일 중독 남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 데리고 계곡으로, 바다로 참 많이도 데리구 다닌 증거 사진 속의 남편은 100점 짜리로 있었는데..
 
흘러간 시간 속의 모든 사람들은 다 날 보며 웃고
있는데 난 그들을 벌써 잊었었어.
바쁘다는 핑계로!
 
추억속에 자리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그 모든 것들을 소홀히 한 채 도대체 어딜 그렇게, 무엇을 향해
쫓아다녔는지..
 
졸업, 견진, 결혼 등 그 감동적인 떨림들은 다아
어디로 가고 난 이렇게 메마른 나무처럼
버석 버석 소리를 내며 살고 있는지...
 
일 주일 내내 묵은 사진들을 정리하며 앨범을 12권이나 만들며 참 많이도 가진 그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함을 잊고 잘난 척 살아온 삶이 부끄럽다.
 
옷만 찢는 사순절을 수 없이 보낸 채 아직도 여전히
부활을 기다리고....
 
내일 부터는 찬찬히 사진들을 음미하며 남은 생애에
진정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원점에서 부터
차근 차근 살펴 보려 한다.
 
성서도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8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