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 화

상급평의회[Con] 2005년 8월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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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뚜스 [senatus] 쪽지 캡슐

2005-08-01 ㅣ No.14

 

                                      Allocutio By Rev. Fr. Bede McGregor O.P.

                                      Spiritual Director to The Concilium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과 레지오


최근 나는 죽음과 임종에 관하여 곰곰이 생각해보려고 레지오 교본을 자세히 살펴보았고 교본의 색인목록도 보았으나 여기에 대한 언급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레지오 단원이 그의 삶의 여정에서 겪는 고통의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룬 한 절(節)을 찾았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죽음이 우리에게 오기 전에 우리가 미리 이에 대해 준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 레지오 단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도 해당됩니다. 마침 나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유언장 내용을 조용히 묵상하고, 라칭거 추기경님의 교황님 장례미사 강론을 몇 번이고 읽어보는 중에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레지오의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레지오가 죽음과 임종에 관하여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마리아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헌신을 실천하는 중에 그것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몽포르의 루드비코 성인이 가르치신 마리아에 대한 자기 봉헌적 삶을 어떻게 이해하셨으며 선종의 순간까지 그 삶을 어떻게 사셨는가를 설명한다면 임종과 죽음에 관한 이해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라칭거 추기경님께서 “하느님의 자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하느님의 자비’가 하느님의 어머니를 통하여 온전히 드러남을 보았습니다. 유소년 시절 자신의 어머니를 여읜 그는 성모님을 더욱 사랑하셨습니다. 그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의 말씀을 직접 들었습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바로 이 말씀을 들으셨습니다. 성모님과 함께 십자가 아래 서 있던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그 제자가 성모님을 모셨던 것처럼 그분은 성모님을 모셨습니다. “이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복음 19:27). “제가 가진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입니다(Totus Tuus).” 어머니 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의 말씀을 따라 사는 법을 그분에게 일러주셨습니다.」

성모님께 대한 순수한 사랑과 충성은 십자가 위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께서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들려주시는 말씀에 귀 기울이며 가슴 깊이 그 말씀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즉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바로 이 말씀을 우리 마음속에 간직합시다. 성모님께 대한 레지오의 충성은 그분의 신성적인 모성(하느님의 어머니)뿐만 아니라 그분이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어머니이시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그것을 우리가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자들은 온 일생을 통하여 믿음의 어머니로서 성모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이 특별한 관계에 한층 더 일치하는 삶을 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예수님을 닮은 삶을 살도록 우리들을 기르시고 우리들의 믿음을 만들어 주시는 분은 성령과 함께하시는 우리 어머니이신 마리아입니다. 우리들은 마리아를 통하여 예수님의 형제요 자매들입니다. 우리들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과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적인 믿음의 관계를 튼튼히 하는 것은 우리들의 심장이 몸속의 피를 활발히 순환하도록 하여 생명체를 건강히 유지시켜주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만 우리들은 예수님을 만나 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유언장 두 구절을 인용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너희의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마태오 복음 24,42). 이 성서 말씀은 마지막 날에 주님께서 나에게 오심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날은 주님께서 정하실 것입니다. 나는 주님을 따르고자 합니다. 이승에서 나의 삶 부분부분 모두가 이날을 준비하는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날을 알 수 없습니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이날 역시 나의 주인(主人)이신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의 손에 맡깁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입니다(Totus Tuus).” 모든 것을 성모님의 손에 놓고 갑니다. 나의 삶과 의무에 관련이 있었던 모든 분들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떠납니다. 무엇보다도 교회와 내 하느님 나라의 백성들과 온 인류를 어머니의 손에 맡기고 떠납니다. 나는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나는 모든 이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내 미약함과 보잘것없음보다 더욱 크게 드러나도록 여러분들이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이 유언서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교본에서 말한 “마리아께 대한 순수한 사랑과 충성”이 우리 삶이 되도록 노력하여 왔듯이 임종과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도 그 삶이 이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들 삶의 황혼기에 그리고 임종과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을 남김없이 성모님께 봉헌합시다. 우리들의 이 봉헌은 하느님 사랑의 섭리 안에서 모양과 형식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장래를 걱정하거나 두려워할 권리마저 포기합니다. 이것은 마리아께서 모성적 사랑으로 우리들을 훌륭히 기르시고 돌보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레지오 단원들에게는 그것으로 족합니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시요 우리들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도우심 없이 죽음과 임종을 준비하고 또 예수님을 만난다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심판의 날에 성모님을 통하여 성모님과 함께 성삼위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 자리에 성모님은 우리들의 변호자이시며, 중재자이시고, 우리들의 어머니시고 모후이십니다. 우리들은 온전히 성모님께 의탁하는 가운데 살고 임종과 죽음까지도 성모님께 맡깁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매년 연례 피정을 하시는 동안에 자신의 유언장을 다시 읽어보시고 때때로 말씀을 조금 추가하기도 하셨습니다. 1980년에는 이렇게 쓰셨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에 앞서 그 삶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망설임 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주님과 심판관 앞에 설 준비를 해야 한다. 그분들은 구세주이시며 또한 아버지 하느님이시다. 나는 이것을 끊임없이 생각한다. 그 결정적 순간을 그리스도의 어머니, 교회의 어머니, 내 희망의 어머니에게 맡기면서…”」


내가 알기로는 여러분 가운데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좌우명인 “Totus Tuus"의 의미와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들어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들이 잊어서는 안 될 것은 교황으로서 자신의 좌우명을 통하여 전 세계의 교회에 대하여 전하고자 하였던 어떤 뜻이 그 안에 담겨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분은 자신의 삶 안에서 성모님을 모시는 그 자리와 우리들의 삶 안에서 성모님을 모시는 그 자리가 각 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 좌우명을 통하여 가르침을 주시고자 하였습니다. 이것이 교황님께서 전하신 핵심적인 뜻이었습니다. 교황님의 문장(紋章)에는 십자가를 그려 넣었고, 그 십자가 옆에는 성모님 마리아를 뜻하는 문자 “M”이 보입니다. 교황님을 모신 관(棺)에 단 하나의 문자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M” 字라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겠지요. 그분의 삶과 죽음은 온전히 성모님께 봉헌되었고 이로써 예수 그리스도 왕국의 흠 없는 백성이 되었습니다.

그분은 이제 우리 레지오 전통의 일부입니다. 왜냐하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레지오 단원으로서 자신을 성모님께 봉헌하는 정신으로 살고 또 그 삶을 마감하려면 우리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보여주셨기 때문입니다.

“저의 모후, 저의 어머니시여, 저는 오직 당신의 것이오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옵나이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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