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明洞聖堂) 농성 관련 게시판

7월 25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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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환 [franco2] 쪽지 캡슐

1999-07-26 ㅣ No.135

  전대기련 학생들 20여명이 17:00 정도에 모여 게임을 즐기고 있다. 주일인데다 신자들로 꽉들어찬 마당에서 자신들도 주일을 즐기려는 듯 보인다.

그것이 밉지 않아 보이는 것은 그들이 젊기 때문이리라.

 

 

  17:30쯤 사제관으로 들어서는데 편지함 속에 한통의 편지가 꽂혀 있다. 무심코 들어보니 낮익은 이름이 적혀 있다. "석치순"

 

  서울지하철 노조위원장이다. 깡마른 체구에 선하게 생긴 인상이 영락없는 어느 시골의 촌부처럼 보였다. 그러나 구호를 외치는 그에게는 힘이 있어 보였었다. 지하철 파업의 철회때는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었다. 마치 맹장이 수 많은 병사들을 살리려는... 그래서 오히려 아름다와 보이기까지 했던..

패장이 아닌 지정한 승리자의 모습으로 보였던 사람이었다.

 

  마지막 지도부가 경찰에 자진출두 할 당시까지도 예의를 지켰던 사람이다. 찾아와 미안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던 사람...... 그래서 오래토록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사람.....

한동안 편지의 겉봉을 보면서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 지난 시간들이 안타깝기도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시대의 아픔이란 이런 만감의 교차상태로 다가오는 것일까?

 

  부디 옥중에서도 건강하시고 그 환한 미소 잃지 말기를 기도해 본다. 또한 이번 8.15 특사에 포함되어 가족과 함께 기쁜 시간 보내시길 희망해 본다. 부디 옥중에 있는 모든 양심수들이 그런 행복의 시간을 맞이하소서...........

 

                 (편지의 전문은 첨부참조)

첨부파일: 지하철-7.25-1.doc(59K), 지하철-7.25.doc(122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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