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2년전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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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숙 [kys0805] 쪽지 캡슐

2000-12-17 ㅣ No.2348

2년 전 오늘은 저희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날.

겨울치고는 유난히도 포근했었습니다.

기일을 맞아 새벽미사를 마치며.....

 

또 이틀 전에는 장호원으로 연도를 하러가면서,

호상이라 그리 슬픈 마음은 없었지만

그래도 세상에서와의 인연은 끝이었습니다.

 

오늘 오후 한양대병원 영안실에서의 연도는

목이메여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34살의 아까운 나이가 그러했고 영정의 웃는 모습은

보는이들로 하여금 가슴을 아프게했습니다.

차마 유가족들을 볼 수가 없더군요.

마음이 너무 무거워 차라리 입을 다뭅니다.

 

"어제는 다정히 웃던 그 사람이 오늘은 세상에 없다.

소식을 듣고 잠이 오지 않는다.

내일 그의 장례식엔 어떤 기도를 바칠까.

내일도 해는 뜨고 지겠지.

누군가 또 마지막 숨을 내쉴지 모르는데......

나는 아무에게도 할 말이 없다.

반딧불 처럼 반짝 살아있는 나도

언젠가는 스러질터인데......

묵은 편지 가득한 서랍을 여니

해야할 기도도,

사랑의 의무도,

모두 밀려있다.

울고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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