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삼성산에서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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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credo] 쪽지 캡슐

2006-11-22 ㅣ No.7149

 

 

안녕하세요?

최시몬 신부입니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었던 어제의 마지막 미사를 마치고 삼성산으로 무사히 안착했답니다.

정들었던 중계동 공동체를 떠나서 새로운 인연을 맺어가며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겠지요.

오늘 아침 이곳 삼성산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데 자꾸만 생각이 났습니다.

나약한 인간인지라 아마도 한동안 그러하겠지요.

 

어제 저녁엔 깜짝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이곳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벽면에 우리 박성칠 신부님의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삼성산을 거쳐가신 역대 주임 신부님들 사진 대열 속에 환한 웃음을 머금고 계시더군요.

너무 반갑고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잠깐은 지금 이곳 주임 신부님이 박신부님이신줄로 착각했다니까요.

 

불과 몇시간 전에 뵌 박신부님이신데, 여기서 사진으로 뵈니까 참 오랜만에 뵌 것 같았습니다.

마치도 외딸고 낯선 곳에서 우리 아부지 만난 것 같은 기쁨이요 반가움이었답니다.

그렇게 저는 날마다 사무실을 들락거릴 때마다 우리 박신부님을 뵐 것 같습니다.

씩~ 웃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함께 웃을 겁니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웃다보면 중계동을 떠난 서운함도 어느새 예수님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채워지겠지요.

 

중계동 공동체는 저에게 시냇가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처럼 중계동 공동체에서 푸르게 살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주신 사랑과 기도... 모두 모두 감사 또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사랑을 먹고 자란 저를 예수님이 삼성산으로 보내주셨습니다.

분명 예수님의 좋으신 계획이 있으시겠지요.

그 믿음으로 조금은 무거운 마음 내려 놓고 기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우리 박신부님께 큰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부족한 저에게 베풀어 주신 모든 배려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또 수녀님들, 많은 봉사자 분들, 사무실분들께도 감사인사 드립니다.

 

언젠가 또 뵈면 반갑게 인사 나눕시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ps-오늘 축일이신 세실리아 수녀님 축일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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