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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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sso-long] 쪽지 캡슐

2000-08-02 ㅣ No.3340

 

 

2000년대의 사랑법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나를 사랑하지

하지만 우리가 만난 건 8개월전

 

언젠가 블랙홀을 지나

기적처럼 우리의 궤도가 만났고

몇 주 동안 행복했었지

 

요즘 너는 구멍난 포충망으로

달러의 그림자를 뒤쫓고

나는 통신에 들어가 말의 그림자를 뒤쫓거나

노트북PC로 비주얼고도리를 친다

 

주말 밤에 잠시 우리의 궤도가 만나면

너는 만취한 채

보고 싶어, 보고싶어, 외치고

나는 그래, 그래, 하고 대답한다

그리고는 끊어진 전화를 손에 들고

어두운 공간의 터널 너머로 네가 있는 방향을 바라본다

 

네가 그 밤에 무사히 네 집에 닿았을지

아침에 무사히 네 일터에 닿았을지 걱정하면서

나는 소금끼 있는 모래 속에 쓰러져 잠든다

 

어차피 삶은 게임 속 같고

너와 내가 속한 게임이 달라

간밤에  얼마나 절실한 목소리로 불렀든

아침이면 각자 자기의 게임 속

한 개의 케릭터로 돌아간다는 거지

 

나도 그걸 알아서

일어나면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산뜻한 새 셔츠로 갈아입고 출근하지

그럴 때마다 너와 더 멀어지는 것 같지

 

하지만 인생은 게임과는 달라

게임에서 딴 돈은 게임을 나올 땐 두고 와야 해

네가 그것을 깨달을 때까지

나는 다르다고 속삭일 거야

 

아무도 안 듣더라도

네가 네 모래 위에 다 무너지더라도

내가 내 모래 위에 다 무너지더라도

 

==============================================

 

밤. 새. 지. 마. 라. 말. 야.^^

 

매미소리를 들으면서 커다란 나무그늘에 누워 삶은달걀(?) 먹고 홍차 마시고

 

이야기 나누다가 놀다가 지치면 낮잠 자고픈...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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