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2동성당 게시판

천국동 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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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 [cmchey] 쪽지 캡슐

2003-06-23 ㅣ No.2594

Z 형제님!

孟夏之節에 두루 안녕하신지요?

저는 염려 지덕에 별일은 없지만 멀리서 성전건립에 애쓰시는 성산2동 신자분들을 생각하니 웬지 불편합니다.

   *   *

문은 닫히기도 하지만 열리기도 합니다.

단막극 3막 5장은 징치고 막은 내렸지만,(작년말) 떠돌이 악극단은 나팔소리에 막을 다시 올리기도 합니다라고, 리터엉 같은 삼단논법으로 다시 게시판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리터엉=엉터리)

   *   *

그러니까,

지난 6월20일(금) 1구역 세대주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날의 복음말씀은 “하늘에 재물을 쌓아두라”(마태오 6.19-23)인데, 저는 하늘나라의 주소도 모르고 혹시 하늘나라 천국동 1번지 예수님 귀하 하면 택배가 갈런지 아니면 예수님 계좌번호도 모르니 온-라인 송금도 안되고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   *

아! 그런데 생각이 났습니다.

. 내가 굶주렸을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중략) 헐벗었을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병들었을때 돌보아 주었고.....“(마태오25장)

.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반석위에 교회를 세울터인즉.....(마태오16.18)

이 말씀을 따를수 있다면

이것이 저축이고 예금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말입니다.

   *   *

며칠전 게시판을 보니 엄즈가리아 기획분과장님의(Re:2588)

눈물어린 호소문을 읽었습니다. 끝부분은 그 어려운 산수실력까지 발휘하시고요 참으로 비상사태 인 것 같습니다. 신부님은 손가락이 물집이 나도록 각성당에 전화하시고, 설명하고, 부탁하고, 읍소(?)하고, 약속하고 감사하다고 하시고 체력이 감당하실런지 걱정도 됩니다.

사목위원들은 영업부직원 활동나가듯 각성당으로 조편성하여 상품권 판매 나가고, 구역장님들은 타성당신부님의 배려로 물건 팔러 나가고(돈주고 하라면 하겠습니까?)

   *   *

제가 모처럼 서울와도 집사람 용안을 뵙기가 어렵습니다. 성전건립기금 마련한다고 언제부터 상재와 이재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새벽미사부터 성모성심회 물건 판매한다고 성당에서 좌판벌리고, 돌아와서 저녁미사전까지 잠을 잔다고 드러누우면 곧 코를 골다가 갑자기 멈추면 가슴이 덜컥합니다. 간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찾아서 가슴깊이 넣습니다. 앞으로는 실로 잘 꿰매놔야돼겠습니다. 그래 산이 할멈 당신 천국 가겠수! 그럼 나도 좀 부탁합시다. 연탄집 아이들, 강아지들 얼굴 검다고, 오랜만에 친정 온 딸도 함께 물건팔고, 너도 천국갈 o 이라면 욕이 될까요?

   *   *

대한민국 여자들 참으로 대단합니다.

금메달도, 골프도, 월드컵 여자 축구도 4강,  자식공부시키는 치맛바람, 어쨌든 엄청납니다.교회도 역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감히 말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러한 모습을 500리길 멀리 진포(군산의 옛이름)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그저 미안합니다.

   *   *

각자 주머니가 화수분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상품권을 너도 나도 구입하셔도 좋을것같습니다.

행여 남으면 어떻습니까 죽을때 관속에 넣어가면 북망산천 가는길 멀고 험하다는데 입속에 쌀 몇알 노자돈으로 넣고 가는것보다 훨씬 든든하지 않겠습니까?

가다가다 배고프면 국밥도 사먹고, 음료수도 사먹고, 그러고도 남으면 하느님앞에서 증표로 내놓고,

   *   *

이제 시작입니다.

봉사하시는 분들 힘도들고 도망도 가고 싶겠지만 시인 구상의 우음 2장의 한구절을 옮겨보겠습니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어렵고 힘들때 이 구절을 음미해 보시면 어떨지요?

그래 “그때가 좋았어” 라고 말할수 있겠지요. 봉사도 때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처럼 멀리 있으면 하고 싶어도 못하고, 이모든 것이 하느님 도구로서의 선택이 아니겠습니까?

 

양자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면 그때는 하고 싶어도 안되겠지요,

   *   *

우리 내년에

꿈★은 이루어진다가 아니고

꿈★은 이루어졌다 하면서 술 한잔 어떨가요?

그럼 몸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오.           

                                                  2003. 6. 23. 월

                                                                멀리 군산에서,

 

“내가 산 상품권 한 장 우리성당 벽돌 열장된다

 

<주님 끝까지 함께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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